“최씨, 오늘 아들 운동회 간다고 좋아했는데…”

  • 입력 2008년 10월 3일 02시 58분


2일 오전 숨진 탤런트 최진실 씨의 시신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최 씨의 자택에서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변영욱 기자
2일 오전 숨진 탤런트 최진실 씨의 시신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최 씨의 자택에서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변영욱 기자
오열하는 가족-지인 숨진 최진실 씨의 가족과 지인들은 슬픔에 잠겼다. 동생인 탤런트 최진영 씨는 빈소에서 오열했고, 급히 달려온 전남편 조성민 씨도 침통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절친했던 개그우먼 정선희 씨는 빈소에 들어서며 울음을 터뜨렸고 이영자 씨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빈소에 들어왔다(위부터). 변영욱 기자·연합뉴스
오열하는 가족-지인 숨진 최진실 씨의 가족과 지인들은 슬픔에 잠겼다. 동생인 탤런트 최진영 씨는 빈소에서 오열했고, 급히 달려온 전남편 조성민 씨도 침통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절친했던 개그우먼 정선희 씨는 빈소에 들어서며 울음을 터뜨렸고 이영자 씨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빈소에 들어왔다(위부터). 변영욱 기자·연합뉴스
■ 빈소-자택 주변 표정

어머니 정씨 “아이고, 내 딸 어디갔냐” 오열

정선희씨, 빈소에 들어서자마자 대성통곡

이웃 주민들 “애들 어쩌나” 안타까움 표시

2일 최진실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이날 하루 종일 최 씨의 빈소는 유족과 지인들의 통곡으로 가득 찼다. 충격에 휩싸인 지인과 동료 연예인 등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유족들은 최 씨의 이름만 되뇌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 충격 경악, 눈물바다 이룬 빈소

“아이고 아이고, 내 딸이 도대체 어딜 갔냐.” 어머니 정모(61) 씨는 연방 숨진 딸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머리는 산발인 채로 눈물범벅이 된 정 씨는 “내 딸, 내 딸”을 되풀이하다 끝내 혼절했다.

최 씨의 영정을 꼭 끌어안고 장례식장에 도착한 동생 진영 씨도 아무 말 없이 소리 내 울기만 했다.

평소 최 씨와 절친했던 이영자 씨는 “나도 따라 죽겠다”며 자신의 목을 조르는 등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홍진경 이소라 신애 씨 등과 일찌감치 빈소를 지키던 이 씨는 장례식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다 스스로 목을 졸랐다. 깜짝 놀란 동료들이 말리며 이 씨를 진정시켰다.

지난달 남편 안재환 씨를 잃은 정선희 씨도 오후 1시 반경 지인의 부축을 받으며 빈소를 찾았다. 정 씨는 빈소에 들어서자마자 대성통곡했다. 눈물을 흘리며 도착한 가수 엄정화 씨도 “언니, 미안해”라고 오열하며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지인들도 충격에 황망해했다. 한 지인은 “3일이 아들 운동회라고 했다. 김밥을 직접 싸 간다고 했는데…. 김밥이 별로 맛은 없겠지만 같이 가서 우리 아들 응원하자고 행복해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 씨와 친분이 깊었던 방송국 관계자도 “최 씨와 조만간 만나 식사하기로 약속이 돼 있었다”며 “힘든 일에도 항상 싹싹한 특유의 성격을 잃지 않았던 사람이다. 절대 자살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최근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췄던 영화배우 정준호 씨는 “루머에 연루돼 괴로워하기에 내가 ‘신경 쓰지 마라. 한두 번 이겨냈느냐.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고 말했다. 나와 함께 찍은 드라마가 유작이 되다니…”라며 비통해했다.

코미디언 이경실 씨와 방송인 최화정 씨는 생방송 진행 도중에 최 씨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 씨는 이날 오전 9시 라디오 생방송에서 “청취자 여러분에게 양해를 구해야 할 것 같다. 음악만 방송되는 것을 이해해 달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최 씨도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졌을 때는 얼마나 맺힌 한이 많을까 싶어서 숨을 쉬기가 힘들고 정말 할 말이 없다”고 울먹였다.

○ 이른 아침 울린 구급차 사이렌

최진실 씨의 자택인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G빌라 앞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구급차의 사이렌이 울렸다. 오전 7시 50분경 119구급차가 출동한 데 이어 서초경찰서 형사과 직원들과 감식반이 현장에 나타났다. 최 씨의 동생 진영 씨가 신고한 직후였다.

오전 8시 반경, 톱 탤런트 최 씨의 사망 소식이 세상에 알려졌다. 최 씨의 자택 인근은 동네 주민과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한 50대 주부가 “아이고, 애들은 어떡하라고. 아무리 힘들어도 웬만하면 살아야지”라며 안타까워하는 등 이웃 주민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주변을 울렸다. 빌라 입구는 삼엄하게 경비를 서는 경찰병력으로 가로막힌 채였다.

오전 9시경부터 최 씨의 지인들이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평소 절친한 선후배 관계였던 탤런트 신애 씨가 제일 먼저 달려왔다. 신애 씨는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리며 집으로 들어갔다.

최 씨의 전남편인 조성민 씨도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으로 오전 10시 20분경 모습을 드러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박영욱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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