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찬일씨 “주관 섞인 영화평 대신 영화 큰 흐름 짚어줘야”

  • 입력 2008년 9월 2일 02시 57분


“‘디 워’ 사태를 겪지 않았다면 이런 책을 안 냈을지도 모르죠.”

영화평론가 전찬일(47·사진) 씨가 평론 데뷔 15년만에 첫 비평집 ‘영화의 매혹, 잔혹한 비평’(작가)을 냈다. 전 씨는 이 책을 낸 계기에 대해 “심형래 감독의 디 워는 평론가들 대부분으로부터 혹평을 받았지만 전국에서 842만 명의 관객이 들었다”며 “이 작품을 계기로 평론가의 역할은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대가 바뀌면서 평론가의 역할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평론가의 역할이 어떤 영화를 볼 가치가 있느냐와 작품 속에 어떤 부분을 놓치지 말라고 안내하는 것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주관적 느낌이나 문제 제기 수준이 아니라 영화 이면에 존재하는 큰 흐름을 짚어줘야 합니다.”

비평집에는 다른 평론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화 리뷰가 없는 대신 영화계의 권력을 둘러싼 감독과 제작자의 움직임, 연극 ‘이’가 영화 ‘왕의 남자’의 흥행 파워에 미친 영향, 특정 감독의 연출 스타일과 흥행 비결 등 거시적인 흐름과 감춰진 의미를 집중 분석했다.

가장 많은 영화를 보는 부지런한 평론가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그는 “지난 15년간 쌓아둔 인터뷰와 리뷰가 2000여 건에 이르고 8년간 지방 일간지에 고정칼럼을 써온 만큼 앞으로 5년 안에 10권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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