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最古 십육나한상 발견…1600년 이전 제작 추정

  • 입력 2008년 7월 14일 02시 56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십육나한상(十六羅漢像·열여섯 불제자의 조각상)이 온전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이 작품은 현존하는 십육나한상 중 조각 기법과 사실적 묘사가 뛰어난 수작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위원인 정우택(미술사) 동국대박물관장은 13일 “덕흥대원군(1530∼1559·선조의 아버지) 원찰(일가의 복을 비는 절)인 경기 남양주시 흥국사에서 조선 전기 양식이 뚜렷한 목조 십육나한상을 발견했다”며 “나한상 제10존자(제자)의 바닥 면에서 순치(順治) 7년(효종 1년)인 1650년 중수(보수)됐다는 기록이 나와 최소 1600년 이전 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나한상은 1624년에 제작된 것으로 밝혀진 전남 순천시 송광사 십육나한상(보물 1549호)이다.

불교 조각 전문가 정은우(문화재전문위원) 동아대 교수는 “조각상의 첫 중수는 제작 이후 최소 50년이 지나야 이뤄지므로 흥국사 나한상의 제작 연대는 1600년 이전이 분명하다”며 “얼굴이 갸름하면서 상체가 길고 비례가 안정적이어서 임진왜란 전 조선 전기 양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십육나한상은 1892년 두 번째 중수가 있었으며 본래 전북 완주군 안심사(638년 창건 추정) 약사암에 있던 것을 1891년 흥국사로 옮겨온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이 십육나한상의 정확한 제작 시기는 이번에 확인되지 않았으나 국보 307호 태안 마애삼존불(6세기 말∼7세기 초)의 경우에도 전문가들이 조각 양식상 국보 84호 서산 마애삼존불(6세기 말∼7세기 초)보다 앞선 것으로 판정해 가장 오래된 마애불로 인정받았다.

동국대 박물관은 15일∼8월 14일 동국대박물관에서 ‘남양주 흥국사 십육나한상 특별공개전’을 연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윤완준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윤완준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윤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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