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왜곡보도에 속았다” “번역 실수 탓말고 사과하라”

  • 입력 2008년 6월 27일 03시 12분


■ 시청자 게시판 항의글 폭주

MBC ‘PD수첩’의 영어 번역과 감수에 참여한 정지민 씨가 이 프로그램에서 편집 방향에 따른 ‘의도된 오역’이 이뤄졌다고 지적하는 글을 25일 올린 뒤, 인터넷에서는 PD수첩에 대해 “신뢰를 잃었다”는 등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에서는 PD수첩을 지지하는 글이 많았으나 정 씨의 글이 올라온 25일 오전 이후 PD수첩을 비판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정 씨의 글과 더불어 정 씨 인터뷰 기사가 나간 이후 PD수첩 게시판에는 26일 하루 동안 “(광우병과 관련해) PD수첩의 왜곡 보도에 속았다”는 내용의 글 수천 건이 올라왔다.

이윤규 씨는 “지금껏 PD수첩을 사랑한 것은 진실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이가 왜곡된 보도로 인해 오해에 오해를 부르고 피해를 보고 있나”라며 실망감을 표시했다. 정종덕 씨는 “설마 설마 했는데 진짜 오보한 것 같다. 그동안 방송 보고 신나게 열변을 토했는데 허무하다”고 말했다.

김광훈 씨는 “왜 그러셨어요! 안 그랬잖아요! 추측성 보도 이건 아니잖아요. 의역, 오역의 실수? 이건 있을 수 없잖아요. 공식적인 사과는 꼭! 있었으면 해요. 공정한 보도 진실한 보도 정확한 정보 전달로 다시 사랑받는 방송이 되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정훈 씨는 “고맙게 생각하며 PD수첩을 봐온 30대 가장”이라면서 “굳이 무리하게 시나리오를 맞추지 않아도 충분히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방송으로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씁쓸하다. 제가 보아도 PD수첩이 사실과는 다른 보도를 했다는 객관적인 생각이 든다”고 남겼다. 홍석용 씨는 “그동안 PD수첩의 시청자로서 실수를 인정하고 시청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는 참 모습을 기다려본다”면서 PD수첩의 사과를 촉구했다.

누리꾼들은 PD수첩의 오역을 조롱해 ‘퍼뜩수첩’ ‘FD(PD를 보조하는 제작진) 노트’ ‘조작수첩’ ‘선동수첩’이라는 신조어들을 만들어 올리기도 했다.

프로그램 게시판에서는 PD수첩을 지지하는 글도 많았다. 김현정 씨는 “왜곡 논란은 충분히 해명됐다. PD수첩을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남겼다. 김미숙 씨는 “광우병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데 ‘새 발의 피’에 불과한 것을 가지고 난리를 치는 사람들이 우스운 일”이라며 지지를 표명했다.

다음 아고라에선 왜곡 보도와 오역을 비판하는 수천 건의 글이 올라온 가운데 ‘PD수첩 퇴출’ 서명 운동이 벌어져 26일 오후 11시 반 현재 72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번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보도와 관련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내용이 과장됐다는 견해를 견지해 온 ‘디씨인사이드’ 과학 갤러리에도 ‘PD수첩’의 해명을 지적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홍민성 씨는 ‘디씨인사이드’ 과학갤러리에서 ‘방송 보도 계속 버틸 건가’라는 제목으로 PD수첩이 시사프로그램의 기본을 지키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글을 남겼다. 김푸름 씨는 “방송 전문가들이 용어를 잘못 선택했다는 말은 자질이 없다는 말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프로그램은 사실 보도라는 본연의 정신보다 목적의식에서 비롯된 결과”라며 “그것이 강하다 보니 사실관계에 있어 개연성만 있을 뿐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는 상황에서 목적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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