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앉는 소’ 원인 59개… 광우병은 그중 하나

  • 입력 2008년 6월 27일 03시 12분


■ 다우너 소 증후군이란

다우너 소 증후군(downer cow syndrome)은 소가 뒷다리를 딛고 일어나거나 걷지 못해 주저앉는 증상을 통칭해 가리키는 질병이다. 사람이 소를 기르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흔한 질병으로 ‘기립 불능증’이라고도 한다.

이영순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다우너 증후군의 원인으로 알려진 것은 현재 59가지나 되며 광우병은 그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우너 증후군의 원인으로는 케톤증, 저마그네슘혈증, 저칼슘혈증 등 대사성 질환이 많다. 소의 몸에 필요한 물질인 마그네슘이나 칼슘을 충분히 먹지 못하거나 몸에서 필요한 성분을 만들지 못해 생기는 병이다.

신경성 질환으로 다우너 증후군에 걸리기도 한다. 운동신경 등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으로 외부 병원체가 원인이 되거나 유전적인 원인으로 걸리기도 한다. 광우병도 넓게 보면 신경성 질환이다.

이 밖에도 모기에 물려 아카바네병이나 유행열에 걸리면 다우너 증후군을 보인다. 난산을 하거나 사람의 임신중독증과 비슷한 산욕마비를 겪을 때도 같은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야생 너구리에 물려 광견병에 걸릴 때도 마찬가지다.

1985년 영국에서 처음으로 광우병이 발견됐을 때도 수의사들은 다우너 증후군인줄 알고 알려진 방법대로 치료했으나 낫지 않았다. 결국 죽은 소를 해부해 보니 뇌에 손상이 있어 새로운 병, 즉 광우병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미국에서는 1년에 3400만 마리의 소를 도축하기 때문에 다우너 소도 흔하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7월부터 9월까지 갑자기 다우너 소가 600여 마리나 발생해 광우병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농림부는 이 소들을 조사한 끝에 광우병 소는 한 마리도 없으며 고온 다습한 기후와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신경 이상 증세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영순 교수는 “소가 주저앉았다고 무조건 광우병이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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