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토론방 “한국영화 보지말자” 왜 그런가 했더니…

  • 입력 2008년 6월 19일 02시 57분


“영화인協서 나우콤 대표 고소” 이유인듯

영화인協 “아프리카와 무관… 황당할뿐”

“‘아프리카’ 사장을 고소나 하고…. 한국 영화 사랑해 달라는 말 할 수 있나?(lan)”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자유토론방에 뜬금없이 ‘한국 영화 불매 운동을 하자’는 제안이 18일 이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나우콤(문용식) 대표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라”(디케)는 글에서 나타난다.

나우콤은 촛불집회를 생중계하는 ‘아프리카’ 사이트를 운영한 곳으로, 이 업체의 문 대표는 영화 파일을 불법 유통한 혐의(저작권법 위반)로 17일 구속됐다. 한국영화인협의회는 이보다 앞서 나우콤을 같은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에 발끈한 일부 누리꾼들은 문 대표가 구속된 데 대한 보복으로 한국 영화 불매 운동을 제안하고 나선 것이다.

18일부터 올라오기 시작한 불매운동 제안은 수천 건의 댓글로 이어지면서 ‘찬반 논란’을 낳고 있다.

제안 중에는 “한국 영화 봐 왔는데 실망이다(묻지마)” “지금 현안이 어떤 현안인 줄 모르고 물타기를 하다니…(해피엔딩)”와 같은 단순한 불만에서 한국 영화를 흠집 내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되고 있다. “각종 포털에 ‘CG나 스토리 뻔합니다’ ‘연기 변신 없이 어설픈 성형으로 안면 근육이 안 움직이더군요’ 등 영화평을 씁시다(세상을 보는 눈)” “‘한국 영화 불매’ 검색 순위 내 진입, 지금 가장 빨리 할 수 있는 압박입니다(홍현주)”

특히 표적이 된 영화는 19일 개봉하는 ‘강철중: 공공의 적 1-1’이다. 올해 기대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 영화를 겨냥한 ‘한국영화 ‘강철중’ 불매운동!!!’이라는 제안에는 추천 1900여 건, 반대 90여 건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영화인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민형사소송을 제기한 것은 3월이고 4, 5월에도 이미 자료를 제출하면서 수사가 진행돼 왔다”며 “우리의 고소는 ‘아프리카’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불매운동에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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