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엔드 카페]청계천 외국인관광객 사람 붐빌때 안내했으면

  • 입력 2008년 4월 4일 03시 00분


아침에 회사로 출근할 때 청계천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손을 호호 불어 가면서 청계천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대부분 패키지관광을 온 일본 사람들이다.

이들은 청계광장에서 물이 흐르는 청계천 옆 산책길로 내려가 100여 m 걷다가 되돌아와서는 청계광장 옆에 세워진 승합차에 바로 오른다. 청계천에 머무는 시간은 대략 10분 남짓했다.

한국 관광가이드 몇 명에게 일본인들이 청계천을 보고 무슨 말을 하는지 물어봤다. “텔레비전에서 청계천을 보고 잔뜩 기대하고 왔는데 막상 와보니 생각보다 별로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퇴근길에도 청계천에는 일본관광객 등 외국인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밤에 청계천에서 만나는 외국관광객들은 사진만 달랑 몇 컷 찍고 차에 오르지는 않는다. 근처 커피전문점에서 뽑아 온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청계광장에서 작은 공연이 벌어지면 까치발을 하고 구경하기도 한다. 청계천을 따라 산책하는 거리도 아침 출근길의 관광객보다 훨씬 길다.

같은 장소에서 만나는 관광객들인데 출근길과 퇴근길에 만나는 사람들이 이처럼 다른 이유는 뭘까. 사람들이 얼마나 있느냐가 가장 큰 차이다. 도심 관광지는 사람들과 어울릴 때 그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한다. 같은 청계광장과 청계천이지만 사람들이 없어 휑할 때와 사람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작은 공연이 벌어질 때는 그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멋쟁이 뉴요커들이 모여 드는 뉴욕 소호 거리에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이나 거리의 화가가 없는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을 떠올리면 그 차이를 금방 알 수 있을 듯하다.

일본 관광객들이 사람이 아무도 없는 시간에 청계천을 찾는 이유는 이동 경로 때문이라고 가이드들은 설명한다. 일본 관광객은 대부분 명동과 을지로1가에 있는 호텔에서 묵는다. 되도록 많은 곳을 다니기 위해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곳부터 관광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청계천을 아침 일찍 찾는다는 것이다.

더 많은 곳을 관광하도록 아침부터 ‘뺑뺑이’를 돌리는 것은 관광객들이 원해서라기보다는 여행사가 바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행객들을 데리고 많은 곳을 다니고 쇼핑도 해야 여행사나 가이드에게 떨어지는 ‘떡고물’도 많다.

瘦袂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