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56>善學者假人之長, 以補其短

  • 입력 2008년 2월 18일 02시 56분


善(선)은 잘하다 또는 뛰어나다의 뜻이 있다. 善學者(선학자)는 배움에 뛰어난 사람이다. 假(가)는 빌리다 또는 빌려 쓰다의 뜻이다. 假道(가도) 혹은 假途(가도)는 길을 빌림 또는 남이나 다른 사물의 도움을 빌림을 뜻한다. 假(가)는 보통 거짓이나 가짜의 뜻으로 많이 쓰이니, 假飾(가식)은 말과 행동을 거짓으로 꾸밈을 뜻한다. 임시 또는 당분간의 뜻도 있다. 假處分(가처분)은 임시의 처분이며, 假拂(가불)은 임시로 금액 일부를 지급하는 것이다. 假令(가령)이나 假想(가상)처럼 假定(가정)하다의 의미도 있다. 또 겨를이나 틈의 뜻인 暇(가)와 통한다. 중국에서는 休暇(휴가) 대신 休假(휴가)라고 쓰며, 여름과 겨울의 방학이나 휴가를 각기 더울 때와 추울 때의 휴가라는 의미로 暑假(서가)와 寒假(한가)라고 쓴다.

人(인)은 자신과 상대적인 남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長(장)은 장점을, 뒤의 短(단)은 단점을 뜻한다. 補(보)는 옷을 꿰매다의 뜻이다. 補完(보완)이나 補充(보충)처럼 수리하거나 보탠다는 뜻이 있다. 補缺(보결)은 흠이 있는 것을 수리해 보완하거나 결점을 보완한다는 뜻이고, 補習(보습)은 보충하여 배운다는 뜻이다. 補短(보단)은 단점을 고치거나 부족함을 보충한다는 뜻이다.

만물은 장점이 없는 것이 없으며 또한 단점이 없는 것도 없다. 사람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배움에 뛰어난 이는 남의 장점을 취하여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에 탁월하다. 그런 사람이라면 또 자신의 장점을 더욱 발전시키고 강화하는 것의 중요성도 잊지 않으리라. 자기 장점을 강화하고 남의 장점으로 자기 단점을 보완하기도 바쁜데, 어찌 남의 단점을 따지며 상관할 겨를이 있겠는가. ‘呂氏春秋·用衆(여씨춘추·용중)’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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