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子가정 아이들에게 희망 선물한 ‘천사들의 합창’

  • 입력 2008년 1월 9일 03시 01분


8일 서울 성북구 영락모자원을 방문한 빈 소년합창단이 진지한 표정으로 어린이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서울 성북구 영락모자원을 방문한 빈 소년합창단이 진지한 표정으로 어린이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와, 빈 소년합창단 애들 언제 온대?”

8일 오후 2시 서울 성북구 정릉3동 영락모자원 예배당. 오스트리아의 빈 소년합창단을 기다리던 아이들은 키 큰 외국인 지휘자 아저씨와 노란 머리의 또래 친구들을 보자 한순간 조용해졌다.

빈 소년합창단은 슈베르트와 하이든이 어린 시절 단원으로 활동했고, 모차르트가 매일 아침 미사 시간에 합창 지휘를 맡았던 합창단. 1498년 오스트리아에서 창단돼 5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합창단이 이날은 서울에서 가장 작은 무대에 섰다.

이날 객석에는 서울시 여성복지연합 산하 6개 모자원의 아이들과 엄마 80여 명이 자리를 잡았다. 모자원이란 저소득층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모여 사는 집. 빈 소년합창단이 발을 구르며 오스트리아 민요 ‘마구간 문’을 신나게 부르자 아이들은 박수를 치며 흥겨워했다. 두 번째 곡인 ‘어 원더풀 데이’를 들을 때 진지하게 집중하던 아이들은 빈 소년합창단이 우리말로 ‘아리랑’을 부르기 시작하자 ‘우아’ 하는 탄성을 질렀다.

피아니스트가 꿈이라는 양예람(8) 양은 “외국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처음 봤는데 아리랑을 부르는 게 무척 신기했다”며 “나도 멋지게 노래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합창단원 아키오 프리에사커(13) 군은 “또래 친구들이 처음에는 우리를 신기하게 보는 것 같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웃어 주고 박수쳐 주는 모습에 힘을 얻었다”며 “한국말은 입 모양이 예쁘고 발음하기가 좋아 ‘아리랑’을 준비하는 내내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번이 12번째 방한인 빈 소년합창단은 11일과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을 포함해 전국 6개 도시에서 한국 팬들과 만난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박보람(23·서울대 언론정보학과 4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촬영: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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