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 親정권 이사진 선출 단행

  • 입력 2007년 12월 29일 0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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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인사” 내부 비판 아랑곳없이

언론재단, 親정권 이사진 선출 단행

한국언론재단이 ‘정권 말 보은 인사’라는 내부 비판을 무시하고 현 정권의 이념과 코드에 발맞춰 온 이사진 선출을 단행해 논란이 예상된다.

언론재단은 28일 이사회를 열어 박래부(56) 한국일보 논설위원실장을 차기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상임 이사로는 김국수(56) 세계일보 논설고문, 정운현(48) 대통령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사무처장 겸 대변인, 손정연(58) 지역신문발전위원을 뽑았다. 이들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3년이다.

박 차기 이사장은 한국일보 문화부장 등을 지냈으며 여러 차례 현 정권을 옹호하는 칼럼을 써 왔다. 1월 22일자 신문에서 그는 “나만 참여정부를 지지하고 있다는…지금은 건국 이래 가장 민주적인 사회다. 대통령은 예전에 비해 많은 권력을 놓았다”고 쓰기도 했다.

정 차기 이사는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등을 지냈으며 친일문제와 관련해 현 정권의 코드에 발맞춰 왔다. 손 차기 이사는 전남일보 편집국장 출신이다.

언론재단의 이사장은 문화관광부가 임명하기 때문에 언론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사실상 정부가 내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새 정부 출범 이전에 고위직 공무원이나 공기업 간부에 대한 인사를 자제해 달라고 한 요청을 거스르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문화부는 28일 한국방송영상산업원의 새 원장에 ‘보은 인사’ 논란이 일었던 권영후 전 국정홍보처 정책홍보관리실장을 임명했다.

문화부 김재원 문화미디어 진흥단장은 “인수위의 의견도 알고 있으나 언론재단은 정부 부처와 달리 독립성을 갖고 운영되던 곳이어서 (인수위 측이 말한) 인사와 다르다”며 “공식 절차를 거친 만큼 이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05년 언론재단 이사회가 내정자 대신 다른 사람을 이사장으로 선출했을 때 문화부는 임명을 거부해 결국 내정자가 이사장에 취임한 전례도 있다.

한편 언론재단 노조는 “공공기관에 적합하지 않은 이사진이며 이번 인사의 문제점에 대해 투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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