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복원 가림막 설치작품 만든 강익중“밤샘 힘든 줄 몰라”

  • 입력 2007년 12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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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태어나고 자란 조국에 뭔가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지난 6개월 동안 새벽까지 작업하면서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국민이 광화문에 뜬 달을 보면서 새로운 대한민국과 세계를 꿈꾸었으면 좋겠습니다.”

광화문 복원 현장에 전면 가림막으로 대형 설치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47) 씨.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그가 17일 맨해튼 작업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광화문 복원 현장에 설치될 자신의 작품 ‘광화문에 뜬 달’(부제: 산, 바람)에 대해 설명했다.

28일 일반에 공개되는 이 작품은 폭 41m, 높이 27m의 대형 가림막. 가로와 세로가 각각 60cm인 베니어합판에 달항아리를 그려 넣은 작품 2611개를 모자이크처럼 엮어 광화문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공사가 끝나는 2009년 9월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조선시대 백자의 한 형태인 달항아리를 좋아합니다. 위쪽과 아래쪽을 별도로 만든 뒤 불가마를 통과해서 제작되는 달항아리는 너와 나, 남과 북, 나아가 전 세계를 연결해 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는 이번에 달항아리를 그릴 때 조선 시대 도공이 달항아리를 빚듯이 붓 대신 손가락에 물감을 묻혀 그렸다고 밝혔다. 그리고 작업을 하면서 맘에 들지 않는 달항아리는 주저하지 않고 폐기처분했다고.

작품에서는 전 세계 어린이 5200명의 꿈을 담은 그림들도 소개된다. 작품 아래쪽에 지난 1년 동안 고궁을 방문해 문화재 그리기에 참여했던 한국 어린이 3000명과 전 세계 어린이 2200명의 그림이 실사 출력 방식으로 함께 전시되는 것.

그는 이번 작품의 제작비는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비용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물감만 500갤런(약 1900L) 정도 들어갔다”고만 밝혔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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