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만한 코… 작은 눈… 넓은 턱 “한국인 얼굴특성 지우고 싶어요”

  • 입력 2007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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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이 한국적인 얼굴에 거부감을 느낀다?

완만한 코와 작은 눈, 넓은 턱은 한국인 얼굴의 전형적 특징으로 꼽힌다. 그러나 ‘조용진 얼굴연구소’를 운영하는 조용진(57) 한남대 객원교수 연구팀이 6, 7월 서울 경기지역 10대 이상 남녀 4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약 70%가 자기 얼굴의 한국적 특성에 불만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조 교수는 이를 최근 발간한 책 ‘미인’에서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불만을 느끼는 이들 중에서 여성 42%, 남성 14%는 한국적 특성을 지우기 위해 아예 성형수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치고 싶은 부위는 ‘코’(40%) ‘눈’(29%) ‘턱 및 얼굴 윤곽’(25%) 순으로 나타나 국내 성형수술 빈도와 일치했다.

젊을수록 자기 얼굴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으며 이성의 외모를 평가하는 데는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인색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불특정 얼굴에 친근감을 표시하는 정도가 여성은 90%였으나 남성은 34%에 그쳤다. 좋아하는 타입에 대한 선택에서도 여성(60%)이 남성(34%)보다 높았다.

우리 사회에서 인기 있는 미인 스타일은 ‘남방계 미인’으로 꼽혔다. 이 타입은 전체적으로 머리의 앞뒤가 짧고 좌우가 넓은 단두(短頭)형에 정수리가 낮고 이마가 도드라진다. 남방계는 1만2000여 년 전 동남아시아에서 한반도로 건너왔다.

조 교수는 이 같은 경향을 “헬레니즘적 미모관”이라고 이름 붙였다. 고대 그리스 말기인 헬레니즘 시대에도 얼굴과 턱이 작고 이목구비가 큰 ‘소하안(小下顔)형’ 얼굴을 좋아했다는 것이다. .

그는 “헬레니즘 미모관은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면서 진취성을 잃고 감성이 유약한 사회의 특징”이라며 “현재 우리의 미모관도 1970, 80년대 경제성장의 가치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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