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키즈헬스]피로한 눈엔 제철음식이 보약

  • 입력 2007년 7월 1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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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여름 방학이 다가온다. 어렸을 때는 방학이란 말만 들어도 마음이 들떴다.

공부에서 해방돼 맘껏 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요즘 아이들은 옛날만큼 뛰놀지 못한다. 공부도 끝이 없다. 학교 대신 영어, 수학, 피아노 등 각종 학원에 다녀야 한다.

고생스럽기는 부모도 마찬가지다. 늦잠 자는 아이를 깨워 학원 시간에 늦지 않게 보내야 하고, 틈만 나면 컴퓨터 게임이나 TV에 매달리는 아이와 실랑이를 벌여야 한다.

속이 뒤집힌다고 하소연하는 부모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자녀의 눈이 나빠질까봐 걱정하는 부모도 적지 않다.

부모들의 걱정은 불행하게도 현실이 된다. 성장기 아이의 눈은 쓰는 만큼 나빠지기 때문이다.

‘눈을 쓴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넓게 보자면 눈으로 무언가를 보는 행동이 모두 눈을 쓰는 일에 해당한다.

무조건 많이 본다고 시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보이는 것’과 ‘봐야 할 것’이 있다. ‘보이는 것’은 말 그대로 눈만 뜨면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이다.

길을 걸을 때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 대화할 때 맞은편 사람의 얼굴, 무심히 올려다본 하늘 등이다. 그러나 ‘봐야 할 것’은 의식적으로 목적을 갖고 ‘보는 작업’과 관련이 있다. 책을 읽거나 컴퓨터, TV를 보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봐야 할 것’을 너무 많이 보면 눈이 금세 피로하고 시력이 떨어진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정혈’로 설명한다.

정혈이란 생기를 돌게 하는 맑은 피를 뜻한다. 쉽게 말하자면 인간이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근본이다.

‘봐야 할 것’은 ‘보이는 것’보다 더욱 많은 정혈이 필요하다. 단순히 바라보는 일 외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정신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혈이 겉으로 가장 많이 드러난 곳이 바로 ‘눈’이다. 모니터를 오래 보거나 장시간 공부를 해서 정혈을 많이 써버렸을 때 눈이 가장 먼저 피로감을 느끼는 것도 모두 이런 이유에서다.

요즘 아이들은 ‘봐야 할 것’이 너무 많다. 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한글이나 숫자, 영어 알파벳을 기본으로 익혀야 한다. 놀 때조차 눈을 쉴 수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러다가는 학교에서 누구 안경이 좋은지 나쁜지 비교하는 진풍경이 연출되는 건 아닐지 우려된다. 눈이 나빠질 것을 염려해 ‘봐야 할 것’을 안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한 가지. 소모된 정혈을 다시 채워 넣어야 한다. 정혈을 기르려면 제철 음식을 먹는 게 가장 좋다.

사시사철 나는 비닐하우스 채소, 인스턴트 식품 등은 정혈을 제대로 기르지 못한다. 제철이 아닌 음식은 속 빈 강정과 같다. 열량은 있지만 영양을 보충할 수 없다.

오늘 저녁엔 애호박과 부추를 송송 썰고 갑오징어를 잘라 넣어 전을 부치고 열무김치를 곁들여 보자.

후식으로는 수박, 참외, 자두가 좋겠다. 모두 7월 제철 음식이다.

이왕이면 도시락 가방에 넣어 초록이 가득한 자연의 품에 안겨 먹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최혁용 함소아 한의원 네트워크 대표원장 www.hamso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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