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과 실험의 반세기…27일까지 ‘한국화 1953~2007’展

  • 입력 2007년 5월 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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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의 ‘여인의 시’.
천경자의 ‘여인의 시’.
반세기에 걸친 한국화의 흐름을 짚는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27일까지 열리는 ‘한국화 1953∼2007’전. 이 자리에서는 이응노 박래현 천경자 등 80여 명의 작품 200여 점을 통해 한국화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진단한다.

전시는 ‘추상의 유입과 실험’(1950, 60년대) ‘전통 산수의 재인식과 현대적 변용’(1970년대) ‘서구 모더니즘에서 한국적 모더니즘으로’(1980, 90년대) ‘채색의 맥’, ‘한국화의 시야를 넘어’(2000년대)로 나뉜다.

‘추상의 유입과 실험’에서는 김기창 이응노 등이 시도한 서구 모더니즘 계열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1970년대에는 추상 열풍이 사그라지고 성재휴 박대성 오용길이 전통 산수화의 가치를 부각하고 나섰다. 1980년대에는 수묵에 대한 주체적 인식을 바탕으로 비구상을 시도한 ‘수묵추상’의 시대가 열린다. 구상에서도 송수남 등이 구체적인 이미지를 매개로 한 ‘수묵형상’을 선보였다. 이런 경향을 통틀어 서구 모더니즘에서 한국적 모더니즘으로의 전환이라 부른다. 우리 것에 대한 재인식이라는 1980년대 시대정신을 한국화단이 적극 수용한 덕분이다.

‘한국화의 시야를 넘어’는 2000년 이후 한국화의 변화를 조망하는 코너. 도시 풍경을 기록하는 정재호, 민화와 풍속화의 팝적인 변용을 시도하는 서은애 등이다.

‘채색의 맥’에서는 천경자 박생광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정리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이응노의 도불전 출품작 ‘생맥’ ‘해저’, 박래현의 ‘노점 A’ ‘정물 B’, 묵림회 작품, 박생광의 ‘토함산 해돋이’ ‘무속’, 천경자의 ‘여인의 시’, 안상철의 ‘몽몽춘’ 등은 꼭 봐야 한다고 추천한다. 관람료 700원. 02-2124-8800

허엽 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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