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독창회…예매율 1위 ‘콘서트 지기’ 이문세

  • 입력 2007년 3월 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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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이문세 독창회’를 시작으로 10년간 공연을 해 온 가수 이문세. 그는 올해 내내 새로운 콘셉트의 공연 ‘이문세 동창회’로 중년 관객들과 만날 계획이다. 변영욱  기자
1998년 ‘이문세 독창회’를 시작으로 10년간 공연을 해 온 가수 이문세. 그는 올해 내내 새로운 콘셉트의 공연 ‘이문세 동창회’로 중년 관객들과 만날 계획이다. 변영욱 기자
현재 ‘휴가 중’이라는 그는 인터뷰 장소에 나타나자마자 “(제대로 쉬지 못해) 아, 억울해 죽겠어요!”라며 툴툴거린다. 후배 가수 김현철에게 아침 라디오 방송을 맡겼지만 그는 22일 서울 콘서트 연습에 여념이 없다. 그는 온통 공연 얘기만 했다. 6일 오후 서울 홍익대 앞 카페에서 만난 그는 혈기 왕성한 ‘야생마’ 같았다.

“2주간 미국에 가서 순회공연 계획도 짜고 쉴 예정이었죠. 그래도 콘서트 예매 순위 1위다, ‘동방신기랑 막상막하다’ 등 좋은 소식이 들립디다. 30, 40대 관객들이 제 공연을 믿고 온다는 사실도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답니다.”

1998년 4월 시작한 ‘이문세 독창회’ 콘서트는 10년 동안 300회의 무대를 통해 유료 관객만 40만 명을 동원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그런 이문세(48)가 올해는 ‘동창회(同唱會)’를 주제로 한 콘서트를 연다. 22일 서울 서강대 메리홀을 시작으로 9월 말까지 지방 도시 30곳을 돌며 10월에는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5개 도시까지 모두 150회 공연을 앞두고 있다. ‘별밤지기’에서 ‘콘서트지기’로 거듭난 그는 30, 40대들을 콘서트계의 중심으로 끌어 모은 것을 ‘업적’이라며 뿌듯해했다.

“냉랭한 중년 부부가 내 노래를 듣고 서로의 손을 꽉 잡고, 지방 공연장에서는 농사꾼 팬이 까칠해진 손을 흔들며 열광하고…. 10년간 제 공연장을 찾은 관객은 내 노래를 통해 삶의 위안을 얻고 싶은 서민들이었습니다. 전 그저 노래를 불렀을 뿐인데 관객들은 유년시절의 추억이나 감동을 읽는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아요?”

팬들에게 ‘신뢰’를 주는 비결은 간단하다. 늘 ‘필드’에 나와 관객들과 호흡을 함께한다는 것이다. 그는 “(조)용필 형님이 위대한 가수왕이라면 나는 꾸준히 활동한 서민형 가수”란다. “아마 지금껏 한 번도 출연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9시 뉴스’뿐”이라는 넉살도 부리지만 신승훈, 김장훈, 싸이 등 공연에 ‘몸 바치는’ 후배 가수들이 무섭다고도 했다.

“얘네들은 노래 한 곡을 하더라도 그 노래 속 ‘당위성’을 표현하는 데 탁월하답니다. 음반 시장이 침체가 된 건 문제지만 그로 인해 공연에 중점을 두는 후배 가수가 늘어나니 고무적이죠.”

좋은 음반을 내는 게 가수의 본분이지만 음악 매체가 다양해진 만큼 CD 판매량에만 매달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그는 “지금 데뷔했더라면 멀티 엔터테이너가 됐을 텐데 워낙 아날로그 인간이다 보니 좋은 음반 만드는 것밖에 못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5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그는 여전히 ‘열혈 청춘’이다.

탤런트 이태란, MC 김제동, 축구선수 이천수 등 까마득한 후배들이 콘서트 포스터 촬영 부탁을 듣고 제 일처럼 달려올 정도로 후배들과 막역한 사이다. 그 젊음의 비결은 무엇일까. “산악자전거 열심히 타는 것”이라지만 답은 따로 있었다.

“인생에 무리수를 두지 않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라고 콘서트 흥행이나 음반 반응 같은 거 신경이 안 쓰일까요? 하지만 예전의 영광을 찾겠다는 욕심은 없어요. 그런 불안을 떨쳐 버리지 못한다면 차라리 딴 일을 해야죠. 전 죽을 때까지 노래할 거니까….”

그러나 ‘언제나 청춘’을 외치던 ‘별밤지기’도 아들 얘기를 꺼내자 한숨을 쉰다.

“정말 종원이 생각만 하면…. 아이가 벌써 중학교 3학년이에요. 얘도 음악 무지 좋아하는데 아직 아빠 음악은 잘 이해 못해요. 제 인생 마지막 꿈인 ‘문세 시어터’ 공연장을 만들 때쯤에는 ‘우리 아빠가 이런 음악을 했구나’ 하겠죠. 아빠의 멋진 공연을 보면서…. 하하.”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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