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베스트셀러]대전 카이스트서점

  • 입력 2007년 1월 27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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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서점엔 커피향이 흐른다.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의 카이스트 서점(E 14동 1층)에 들어서니 그곳은 서점이라기보다 북카페에 가까웠다. 100평 남짓한 내부의 절반은 카페였고 나머지 공간에 책이 진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책을 사는 게 아니라 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이 서점의 남성희 부장은 전했다.

서점 안에 세미나용 미팅룸이 있는 것도 특징이다. 최근 기자가 찾아갔을 때도 6명의 학생이 그 안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과학 인재들이 모였다는 카이스트에서는 어떤 책이 많이 팔릴까. 남 부장은 “시중의 베스트셀러도 잘 나가지만 아무래도 과학책이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화제의 신간’으로 마련된 코너에도 ‘과학으로 생각한다’ ‘두뇌실험실’ ‘뉴턴 하이라이트 화성과 토성’ 등이 진열돼 있었다.

원서가 많이 팔린다는 점도 또 다른 특징. 경영 부문 인기 서적인 잭 웰치의 ‘위닝’의 경우 원서를 찾는 사람이 많아 아예 판매대에 따로 진열해 놓았다. 서울을 제외한 지방 서점 가운데 원서 구입이 많은 곳도 카이스트 서점이다. ‘가장 섹시한 할리우드 여자 스타 100인’을 선정하는 ‘맥심’ 같은 남성 잡지가 은근히 잘 나간다는 점도 의외였다. 남 부장은 “아무래도 나이가 어린 학생들이어서 호기심도 많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19년째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남 부장은 “온라인 서점 때문에 이곳을 찾는 학생이 30% 정도 줄었다”며 “시대의 변화는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서점에 틀어박혀 책을 찾는 학생들로 북적였던 시절이 그립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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