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한나의 스승 미샤 마이스키 2월 내한공연

  • 입력 2007년 1월 17일 02시 58분


코멘트
《라트비아공화국 출신의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59)가 3년 만에 서울 예술의 전당 등에서 내한공연을 한다. 흥미로운 것은 지난해 가을 장한나와 함께 내한했던 베네수엘라 태생의 피아니스트 세르히오 티엠포(35)가 반주를 맡는다는 점이다.

당시 장한나는 기자회견에서 “로스트로포비치와 리흐테르, 요요마와 이매뉴얼 액스, 미샤 마이스키와 마르타 아르헤리치처럼 평생 함께 대화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다”며 “티엠포는 음악적인 직감과 즉흥이 뛰어난 연주자”라고 밝혔다.

장한나는 마이스키의 제자고 티엠포는 ‘피아노의 여제(女帝)’ 아르헤리치가 적극 후원해 온 피아니스트. 과연 ‘마이스키-아르헤리치’에 이어 ‘장한나-티엠포’ 커플이 탄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장한나 파트너로 추천한 티엠포와 협연

마이스키는 15일 밤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가 한나에게 티엠포를, 티엠포에게는 한나를 강력히 추천한 것이 사실”이라며 “두 사람이 앞으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꼬마 때부터 알아 온 티엠포는 단순한 반주자가 아니라 천재적인 솔로 피아니스트”라며 “일찌감치 그와 함께 멘델스존 음반(DG)을 냈고 최근 스위스에서 녹음한 라흐마니노프의 소나타가 올 하반기 두 번째 음반으로 나올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은 이번 내한공연에서 바로 이 라흐마니노프의 ‘첼로소나타 사단조 작품19’를 연주할 예정이다. 그는 “이 소나타는 정말 뛰어난 피아니스트를 요구하는데 티엠포가 보여 주는 천재성을 한국의 청중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베토벤의 7개 변주곡도 들려줄 예정이다.

최근 그는 줄리안 라흘린(바이올린), 이마이 노부코(비올라)와 함께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현악 3중주로 편곡한 음반(DG)을 내놓았다. 1985년 편곡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시트코베츠키와 초연하고 녹음한 이후 21년 만에 새로운 버전의 녹음이다. 그는 “바흐는 평생 음미하며 새로운 느낌과 해석이 나올 때마다 다시 녹음하고 싶다”고 말했다.

● 긴 곱슬머리에 블라우스 패션 ‘팝스타 같은 외모’

라트비아공화국에서 태어난 마이스키는 이 시대 최고의 첼로 거장인 로스트로포비치와 그레고르 피아티고르스키를 사사했다. 1965년 러시아 전국 음악 콩쿠르, 1966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를 차례로 석권했던 그는 옛 소련 체제하에서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2년간 옥중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는 1972년 24세 때 출국 허가가 내려져 이스라엘로 이주하면서 자유를 찾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의 인생역정은 그의 음악에 풍부한 낭만과 개성을 심어 놓았다. 그는 정통 클래식 레퍼토리를 고집하면서도 팝스타처럼 긴 곱슬머리와 멋진 수염, 주름 잡힌 블라우스 패션으로 눈길을 끌어 왔다. 그는 “과거 대부분의 클래식 음악가는 모두 머리가 길었다. 만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는 가발을 썼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IPO)의 70주년 기념축제에 참가했다. 이 축제에는 지휘자 주빈 메타,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벵게로프, 길샤함,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 등 세계적인 유대계 음악인이 모두 개런티 없이 출연했다.

그는 “중동의 복잡한 정치 상황 속에서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IPO를 지원하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은 음악가로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30일 오후 8시 울산 현대예술관, 2월 1일 오후 7시 반 대전 문화예술의 전당. 2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3만∼10만 원. 02-751-9607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