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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월 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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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중에서도 가장 무시무시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걔도 속상하겠다.
걸을 때마다 꽃들을 밟아 죽일 수밖에 없는 엄청난 발, 뛰어가면 다들 벌벌 떨 만큼 땅을 쿵쿵 울리는 거대한 몸, 다른 공룡을 잡아먹을 수밖에 없는 식성…. 누군 이렇게 태어나고 싶었겠냐고!
공룡은 고민한다. “내가 분홍색이면 조금 덜 무서울까? 아니면 파란색?”
분홍색으로, 파란색으로 귀엽게 변하는 공룡을 보며 미소 짓다 보면, 두려움의 대상일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이 불쌍한 공룡에게 저절로 애정이 생겨난다.
“나도 다른 공룡과 다르지 않아. 나도 알에서 태어났고, 엄마도 있었어. 단지 나는 갈수록 쑥쑥 자랐을 뿐이야. 나도 내가 초식동물이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인걸. 내가 무서운 건 어쩔 수 없어.”
얘들아, 세상에는 아무리 속상해도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단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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