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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2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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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흥행 1위 ‘괴물’은 2위로 밀려
흥행 성적을 기준으로 보면 올해 최고의 영화는 ‘괴물’과 ‘왕의 남자’다. 외화 중에는 ‘미션 임파서블3’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 등 블록버스터가 최고 성적을 냈다.
감독과 평론가들의 선택은 다르다. 40명 중 이준익 김대승 송해성 감독 등 17명이 ‘가족의 탄생’을 올해 최고의 영화로 선택했다(‘왕의 남자’는 작년 개봉이라 제외). ‘괴물’(추천 횟수 6회) ‘타짜’(4회)가 그 뒤를 이었고 외화 중에선 작년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스릴러 ‘히든’(3회). ‘더 차일드’ ‘브로크백 마운틴’도 추천됐다.
또 박찬욱 감독은 주저 없이 ‘삼거리극장’을 꼽았고 봉준호 감독은 ‘해변의 여인’, 김용화 감독은 ‘천하장사 마돈나’를, 외화로는 이송희일 감독이 ‘귀향’, 이윤기 감독이 ‘좋아해’를 추천했다. 류승완 감독은 올해 영화 중에 추천해 달라는 부탁에도 영상자료원이 올해 복원한 1980년작 ‘최후의 증인(감독 이두용)’이 “너무너무 좋았으니 꼭 이걸로 해 달라”고 전했다.
관객 수로 따지자면 11월 말까지 메이저 배급사의 상업영화 중 서울 관객 1만 명도 채우지 못한 ‘폭력써클’과 ‘썬데이 서울’ 등이 외면을 받은 작품. ‘마이캡틴 김대출’ ‘무도리’는 3만 명을 못 채우고 퇴장했다(영화진흥위원회 집계 11월 말 기준).
그러나 평론가와 감독들이 꼽은 최악의 영화는 ‘한반도’(8회) ‘연리지’(4회) ‘누가 그녀와 잤을까’(4회) 등이었다. ‘한반도’에 대해 “지나친 극우주의를 깔고 관객을 가르치려고 드는 영화”라는 평도 있었다.
관객의 영화 평점(포털 사이트 네이버 기준·10점 만점) 최하위는 20일 현재 ‘다세포 소녀’(2.08점)다. 언론과 평단에서 대체로 지지를 받은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관객 평점은 4.76이고, 설문 대상 중 3명이 최악의 영화로 꼽았다. ‘가장 평이 엇갈린 영화’라 할 만하다.
“관객들과 전문가들의 평가는 달라요. 제가 주연한 ‘구세주’를 보고 ‘쓰레기’라고 한 분도 있었지만 200만 가까운 관객이 들었습니다. (애교 있게 웃으며) 잘되면 어떡하려고 그러세요.” 9월에 열린 영화 ‘가문의 부활’ 시사회에서 배우 신이는 썰렁한 반응을 보인 기자들을 향해 말했다. 그의 말대로 346만 명이 이 영화를 봤다. 610만 명으로 코미디 영화 최다 관객 기록을 세운 ‘투사부일체’도 악평에도 불구하고 잘된 케이스.
‘의외의 흥행작’은 ‘달콤 살벌한 연인’이 꼽힌다. 빅 스타 없이 9억 원으로 만든 이 영화는 감칠맛 나는 대사와 연기로 23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맨발의 기봉이’도 마찬가지. ‘마음이’(108만 명)와 ‘해바라기’(147만 명)도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거두었다. 소리 없이 흥행한 외화는 외화 ‘오만과 편견’. 시사회 입소문으로 전국 관객 93만 명을 모았다. 그러나 빅 스타가 출연한 ‘데이지’ ‘국경의 남쪽’ ‘사랑 따윈 필요 없어’는 기대만큼 흥행하지 못했다.
올해 ‘가장 말이 많았던 영화’는 흥행 대기록을 세운 ‘괴물’. 개봉 시 620개 스크린을 잡아 스크린 독점 논란에 휩싸였다. 김기덕 감독은 ‘시간’에 20만 명이 들지 않으면 다시는 국내에서 개봉을 안 하겠다고 해 논란이 됐지만 관객이 3만 명에 그쳐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기대와 달랐던 영화’로는 ‘다빈치 코드’가 대표적. 원작의 인기 덕분에 큰 기대를 모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많았다. 애니메이션 ‘게드전기’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이 만들었다고 해 화제가 됐지만 아들은 아들일 뿐이었다. 관객들이 섹스에 대한 영화일 거라고 예상했던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반지의 제왕’류의 판타지 영화일 것이라고 생각한 ‘판의 미로’는 관객의 기대와 달랐던 영화들로 꼽힌다.
○설문에 응해 주신 분들(무순)
▽감독=배창호 이준익 송해성 박찬욱 봉준호 장진 김대승 류승완 김용화 이정범 전계수 김태용 김해곤 이송희일 이윤기 이해준 이해영 조범구 권형진 권수경
▽평론가=김봉석 강유정 황영미 정지욱 이상용 유지나 남다은 김지미 김시무 심영섭 김영진 강한섭 조희문 전찬일 허문영 곽영진 문학산 오동진 황진미 염찬희
▼떴어요▼
○ 김윤석(‘천하장사 마돈나’ ‘타짜’)
“촬영하면서도 그의 연기를 보고 ‘야 멋있다’라고 생각했죠.”
(‘타짜’ 최동훈 감독)
○ 하정우(‘시간’ ‘구미호 가족’)
“‘꽃미남’으로 규정되는 한국 영화의 젊은 남자 캐릭터가 아닌,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낼 배우.”
(평론가 이상용)
○ 류덕환(‘천하장사 마돈나’)
거울 앞에서 “나 약간 장만옥 같아”라고 말하던, 여자가 되고 싶은 소년을 완벽하게 연기.
○ 조인성(‘비열한 거리’)
꽃미남, 유하 감독에 의해 ‘재발견’.
○ 김혜수(‘타짜’)
“김혜수의 매력과 연기의 내공이 ‘타짜’에서 최대한 발휘.”
(황영미)
○ 이해영 이해준 감독(‘천하장사 마돈나’)
“형제도 아니고 애인은 더욱 아니랍니다.” 2007년이 기대되는 절친한 친구 사이 두 감독.
○ 전계수 감독(‘삼거리극장’)
“영화는 환상의 예술이며 시간의 예술임을, 장르를 넘나들며
가장 영화적인 방식으로 펼쳐낸 재능.”
(남다은)
○ 김대우 감독(‘음란서생’)
“신인 감독으로서 ‘오버’하지 않고 찬찬하게 풀어가는 솜씨.”
(김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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