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같은 마을, 현실 같은 괴물…‘사일런트 힐’

  • 입력 2006년 11월 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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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미로비전
사진 제공 미로비전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게임 같다’는 비아냥을 듣는다. 400만 장 넘게 팔린 일본 게임을 영화화한 ‘사일런트 힐’도 게임 같다. 그러나 절대 비아냥이 아니고 오히려 게임 같아서 흥미로운 쪽이다. 30년 전에 화재로 사라진 마을 사일런트 힐. 2곳에 온 모녀가 사고를 당하고 딸이 사라진다. 엄마가 딸을 찾아 마을을 헤매면서 알게 되는 딸의 운명과 마을의 미스터리가 주요 내용. 한 번 보고는 잘 이해가 안 된다. 후반부에 지나치게 친절하게 내막을 한꺼번에 설명해 주는데도. 영화의 해석을 늘어놓는 마니아들과 ‘각본이 부실하다’고 폄훼하는 의견이 맞부딪친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을에 존재하는 시공간이 4개다. 엄마가 보는 마을은 항상 안개가 자욱한데 사이렌이 울리면 생지옥으로 바뀌고 딸과 아내를 찾아 들어 온 남편이 본 마을의 모습은 또 다르다.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곳에서 잘못된 믿음과 복수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로테스크한 비주얼이 압권. 기괴한 크리처(정체불명의 괴생물체)들의 모습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사람의 몸을 종잇장처럼 죽 찢어 버리는 잔혹한 장면에선 ‘헉’ 소리가 난다. 마지막 반전도 여운을 남긴다. 9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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