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된 흑인음악 색깔 되찾자” 흑인 여가수 3명 앨범 발표

  • 입력 2006년 8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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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음악이 검다고? 천만의 말씀. 올 상반기에는 백인 여가수들의 흑인음악 진출이 대중음악계의 가장 큰 이슈였다.

3년 만의 신곡 ‘프로미큐어스’로 빌보드 싱글차트 6주 1위를 차지한 캐나다 출신의 여가수 넬리 퍼타도, ‘힙스 돈트 라이’로 영국 UK 싱글차트 3주 1위를 차지한 라틴 여가수 샤키라, 여기에 19일자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3주 만에 정상을 차지한 힙합그룹 ‘블랙아이드피스’의 홍일점 퍼기까지…백인 여가수와 힙합 프로듀서의 만남으로 탄생한 ‘힙팝(Hip-pop)’은 새로운 장르처럼 번져갔고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흑인음악은 여전히 검은색’이라고 나선 흑진주들이 있다. 신인 여가수 캐시, 레토야, 그리고 여성 흑인음악의 대모 재닛 잭슨이 바로 그 주인공들. 이들은 올 하반기를 겨냥한 앨범을 발표해 여성 흑인음악의 색깔을 되찾으려 한다.》

▽‘오리지널 블랙 초콜릿’ 레토야=‘레토야’라는 이름이 생소하다면 9년 전 흑인 여성 신인 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를 떠올려 보시길. 그녀는 바로 1997년부터 2000년까지 3년간 비욘세와 함께 활동한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원년 멤버 레토야 러킷이다. 그런 그녀가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하기까지 무려 6년이 걸렸다. 이제 25세가 된 그녀는 몰라보게 예뻐졌다. 가창력, 음악 스타일은 여성스러워졌다.

변신은 적중했다. 그녀의 첫 솔로 앨범은 발매되자마자 12일자 빌보드 앨범차트에 1위로 데뷔했다. 리듬앤드블루스 곡인 첫 싱글 ‘톤’과 두 번째 싱글 ‘쉬 돈트’, ‘소 스페셜’ 등은 ‘데스티니스 차일드’ 시절의 업템포 스타일과 달리 달콤하고 끈적인다. ‘정공법’ 흑인음악으로 승부한 그녀의 음악, 마치 오리지널 블랙 초콜릿 하나를 입에 넣은 느낌이다.

▽‘레몬 초콜릿’ 캐시=빌보드 ‘R&B/Hiphop’차트 1위, 싱글차트 3위, 10만 건의 MP3 다운로드 횟수 기록…이것은 흑인 여성 가수 캐시의 데뷔 곡 ‘미 & 유’가 세운 기록들이다. 필리핀계 흑인 혼혈인 그녀는 흑인 래퍼 겸 프로듀서 피 디디의 눈에 띄어 데뷔한 여가수로 현재는 ‘배드 보이’ 사단의 최고 유망주로 손꼽힌다.

8일 발매된 그녀의 데뷔 앨범 ‘캐시’는 “아∼” 하는 그녀의 신음소리가 관능적인 ‘미 & 유’부터 ‘어바웃 타임’, ‘미스 유어 터치’ 등 통통 튀는 레몬 초콜릿 같은 감각적인 업템포 리듬앤드블루스로 채워져 있다.

▽‘따뜻한 코코아 한 잔’ 재닛 잭슨=2년 만에 컴백하는 그녀는 흑인 음악의 대모답게 올 하반기 가장 기대되는 컴백 가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그녀의 첫 번째 출세작인 앨범 ‘컨트롤’이 발표된 지 20년이 되는 해. 그런 뜻에서 다음 달 26일 발표되는 새 앨범 제목은 ‘20 Y.O(Years old)’이다.

다소 둔탁했던 2년 전 음악들과 달리 그녀는 이번 앨범에서 가장 달콤하고 대중적인 노선을 걷기로 한 듯하다. 이미 공개된 첫 싱글 ‘콜 온 미’는 래퍼 넬리와 함께 한 곡으로 어느덧 마흔에 접어든 여가수의 여유를 보여준다. 코코아 한 잔 마시며 흥얼거리기 좋을 법하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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