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前차관 경질 파문]입다문 李수석-梁비서관

  • 입력 2006년 8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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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이 인사 외압의 장본인으로 지목한 이백만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과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은 11일 내내 침묵을 지켰다. 두 사람은 출입기자들의 전화도 일절 받지 않았다.

대신 두 사람은 이날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이번 사건에) 해명할 가치를 못 느낀다”며 무대응 방침을 밝혔다. 당분간 두 사람은 공식 해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정 대변인은 “인사 청탁 문제는 유 전 차관 교체의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며 상세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유 전 차관에 대한 청와대의 직무감찰 경위 등 사건의 열쇠가 되는 사항과 관련해 “확인해 주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피해 나갔다.

이 수석과 양 비서관은 그동안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청와대 브리핑에 글을 올리거나 기자회견을 통해 비난하곤 했다. 그런 사람들이 정작 자신들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자 침묵을 지키는 것은 비겁한 태도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 수석은 한국일보 경제부장과 논설위원을 지낸 기자 출신으로 2004년 3월부터 국정홍보처 차장을 거쳐 올 2월에 홍보수석으로 발탁됐다.

국정홍보처 차장 시절 그는 국정브리핑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고교 교장에, 노무현 대통령을 대학총장에 비유하는 글을 쓰는 등 노 대통령 칭송을 많이 했다. 지난달 28일엔 기자회견을 열어 본보의 칼럼과 조선일보 분석기사의 내용을 문제 삼아 “마약” 운운하며 청와대의 취재협조 거부 방침을 밝혔다.

386 측근그룹으로 분류되는 양 비서관은 1988∼1994년 언론노보 기자를 거쳐 기업체 홍보실에서 일했다. 1994년 나산그룹 홍보실을 거쳐 1995∼1997년 한보사태(1997년 1월 한보철강 부도 및 이와 관련된 권력형 금융 부정사건) 때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 비서로 근무했고 2001년엔 스카이라이프 홍보실장도 지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 캠프에 합류한 뒤 2003년 대통령국내언론비서관실 행정관(3급)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1급 비서관으로 고속 승진했다. 그는 2004년 본보의 신행정수도 이전 관련 보도에 대해 ‘저주의 굿판을 걷어 치워라’는 내용의 글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리는 등 비판언론에 대해 거친 언사를 퍼부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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