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스타일을 보면 TV 해설스타일 보인다

  • 입력 2006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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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 KBS, MBC, SBS 지상파 3사의 월드컵 중계 경쟁 못지않게 태극전사들의 ‘입심’ 전쟁이 한창이다. 유상철(KBS), 차두리(MBC), 황선홍(SBS) 등 2002년 한일 월드컵 주역들이 방송 3사에 중계 해설자로 포진하고 있기 때문. 13일 한국-토고전에서는 차범근-차두리 부자(시청률 31.4%)가 유상철(26.2%), 황선홍(16.1%)을 눌렀다(TNS미디어코리아 집계). 시청자들은 이들의 ‘해설 스타일’이 자신들의 ‘축구 플레이 스타일’과 닮았다며 즐거워하고 있다.》

● 윙 포워드 차두리 → ‘일단 무조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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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호주-일본전의 전반전 경기가 끝나자 캐스터가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미국전 때 하프타임 라커룸 분위기가 어땠느냐”고 묻자 차두리가 한 대답은 ‘차두리의 굴욕’, ‘차두리 어록’ 등으로 인터넷에 회자되며 차두리를 단숨에 인기 축구 해설가로 만들었다.

10일 잉글랜드-파라과이전 중계방송 때는 잉글랜드 골키퍼 킥이 천장에 매달린 전광판을 맞힌 것을 놓고 아버지 차범근 해설위원과 설전을 벌였다. 차두리가 “우리 팀(프랑크푸르트) 선수들끼리 연습할 때 맞히기 내기를 했었는데 한 사람도 성공을 못했다”라고 말하자 차 감독이 “파워가 부족한가 보죠”라고 살짝 비꼬았다. 그러자 차두리는 “아니다. 인대가 늘어나도록 찼다”고 ‘대들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방송임에도 상황과 상관없이 툭툭 내던지는 직설적이고 솔직한 그의 화법이 빠르지만 다듬어지지 않았던 그의 플레이 스타일(윙 포워드)을 쏙 빼닮았다고 평한다.

호주-일본전에서는 호주 선수들에게 “‘우리’ 선수들 침착해야 한다”며 일본을 이겨 주길 바라는 심정을 그대로 노출하기도 했다. ‘일단 지르기’식 해설은 아버지 차범근 감독의 치밀하고 정교한 해설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낳았다.

● 최전방 공격수 황선홍 → ‘형님이다. 말 잘 들어라. 공격하고 또 공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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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의 해설에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큰형님’, ‘한국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선수’라는 느낌이 물씬 묻어난다. 그는 최전방 공격수 출신답게 해설을 할 때도 “앞으로 나가야 합니다”, “밀어붙여야 합니다” 등 주로 ‘공격선수’에 초점을 맞춘다.

13일 토고전 막바지에 한국 선수들이 공을 돌리자 이를 긍정적으로 본 MBC 차범근 해설위원과 달리 그는 공격을 촉구했다. 공격수 출신답게 타이밍을 잘 잡는 것도 특징. 다변가로 소문난 동료 신문선 해설위원의 말을 중간 중간 잘 끊고 ‘침투’한다. 가장 큰 특징은 ‘12번째 선수로 해설하기’. 즉 내재적 접근법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토고전에서도 그는 “최진철, 진짜 힘들 겁니다. 플레이도 해야죠. 후배들도 다스려야죠”라며 시청자들에게 직접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줬다.

SBS 김한종 스포츠 제작부장은 “형의 입장에서 편안하게 후배 선수들 이야기를 전달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청자 윤현구(30·회사원) 씨는 “너무 선수 입장에서 해설하다 보니 중계가 마치 선수에게 충고하는 식으로 들리기도 했다”고 평했다.

● 수비형 미드필더 유상철 →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신중하고 냉철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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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은 여러 포지션을 섭렵한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답게 다양한 포지션의 입장을 잘 파악해 공의 흐름을 전달한다. 토고전 해설에서도 “수비라인 뒤로 돌아가는 공격수를 항상 주시해야 한다”, “오른쪽이 비었다” 등 그라운드 전체를 조망하는 해설을 했다.

KBS 이동현 스포츠중계팀장은 “공격수와 수비수는 각각 경기를 조망하는 눈이 다르다”며 “올라운드 플레이어인 유상철은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의 특징을 잘 포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야가 좋은 만큼 해설도 침착하고 냉철한 편. 하지만 게임 전체를 조율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성격상 해설 때도 생각이 많아 말이 늘어지는 단점이 있다. “위치를 알아보고… 패스해서…”식이다.

수비수 출신 김태영 선수가 MBC 해설위원을 맡았다가 스피디한 해설보다는 차근차근 이야기하는 데서 강점을 발휘하자 현장 해설에서 월드컵 프로그램 MC로 전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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