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군데만 튀어도 미남미녀…돌출 쇄골-눈밑 애교살 등

  • 입력 2006년 5월 20일 03시 01분


코멘트
대학원생 김유진(27·여) 씨는 최근 ‘쇄골’ 성형에 대한 상담을 받기 위해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를 찾았다. “쇄골이 드러난 여성이 섹시해 보인다”는 남자 친구의 말을 듣고 스스로 병원을 찾아간 것. 직장인 김영석(28) 씨는 이달 초 눈 밑 ‘애교살 수술’을 받았다. ‘애교살 수술’이란 눈 아랫부분을 도톰하게 만드는 수술. 김 씨는 “나이 들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들어서 어려 보이려고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배꼽만, 쇄골만 예쁜 포스트 ‘얼짱’ 시대=최근 인터넷에서는 ‘탤런트 A 양의 굴욕’이라는 사진이 화제다. 얼짱 연예인으로 알려진 A 양이 조각 같은 얼굴 생김새에 비해 쇄골은 밋밋하다는 내용이다. A 양의 사진 옆에 쇄골이 돋보이는 동료 연예인들의 사진을 함께 실어 ‘A 양의 굴욕’을 더욱 두드러지게 했다.

장동건의 부리부리한 눈, 조인성의 오뚝한 코, 문근영의 동그란 얼굴, 김태희의 하얗고 고른 치아 등 예쁜 얼굴을 추구하던 ‘얼짱’ 시대에 이어 비, 권상우 등으로 대표되는 ‘몸짱’ 시대를 지나 쇄골, 애교살, 참외 배꼽 등 몸에서 ‘변방’으로 취급받던 부위들이 새로운 성형 부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비 김희선 이보영의 ‘돌출 쇄골 라인’을 비롯해 그룹 ‘동방신기’의 믹키유천과 ‘SS501’의 김현중, 성유리로 대표되는 애교살, 전지현 황보라의 ‘앵두 입술’, 이효리의 ‘참외 배꼽’ 등이 최근 새로운 성형 트렌드다. 인터넷에는 ‘쇄골 미녀’ ‘애교살 미남’ 등 특정 부위가 돋보이는 연예인들의 사진을 모은 카페가 생겼고 ‘효리처럼 쇄골라인 만들기’라는 ‘쇄골백서’가 인기를 얻고 있다.

성형외과 개업의 김진형(40) 씨는 “현재 쇄골을 성형하는 기술은 없지만 쇄골 주변 부위의 지방을 빼 돋보이게 하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미의 기준 다원화 시대=이른바 ‘포스트 얼짱’ 시대는 ‘미의 기준’이 천편일률적이지 않다는 것이 특징이다. 성형외과 의사 김병건(43) 씨는 “눈 밑 애교살 수술의 경우 예뻐 보이기보다는 젊고 귀여워 보이는 효과를 낳는다”며 동안(童顔) 열풍이 몰고 온 새로운 성형 추세라고 말했다. 참외 배꼽이나 입술을 두껍게 하는 성형 역시 ‘섹시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지 얼짱이나 몸짱과는 상관없다는 것.

서강대 사회학과 전상진 교수는 “얼짱, 몸짱으로 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아름다움의 기준도 다원화되고 있다”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미남 미녀의 시대가 아니라 특정 부위 하나만으로도 다른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고 외모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 교수는 “특정 부위에 대한 미적 관심의 주기는 비교적 짧을 것”이라며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다원화되는 만큼 무조건적인 성형수술보다 각자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것이 궁극적인 미 가꾸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