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추기경, 진홍빛 수단 입다…서임식 참석위해 로마행

  • 입력 2006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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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이 4일 추기경 예복인 진홍색 수단을 처음 입고 미소를 띠고 있다. 모자는 서임 예식 때 교황이 씌워 주기 때문에 대주교 때 쓰던 자주색 모자를 쓰고 있다. 사진 제공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진석 추기경이 4일 추기경 예복인 진홍색 수단을 처음 입고 미소를 띠고 있다. 모자는 서임 예식 때 교황이 씌워 주기 때문에 대주교 때 쓰던 자주색 모자를 쓰고 있다. 사진 제공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진석(鄭鎭奭) 추기경이 4일 서울 명동성당 주교관 집무실에서 추기경 서임 후 처음으로 추기경용 진홍색 수단(발목까지 오는 성직자용 긴 옷)을 입었다.

이 수단은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서울 강북구 미아동) 소속 수녀 3명이 정 추기경의 치수를 직접 잰 뒤 열흘 동안 손바느질해 만든 것이다. 정 추기경은 이날 수단을 갖고 찾아온 수녀들에게 “꼭 맞게 잘 만들었다”면서 “고생이 많았다”고 인사했다.

수단은 프랑스어 수탄(soutane)의 한국어식 발음으로 가톨릭 성직자의 신분을 표시하는 옷이다. 일반적으로 신부는 검은색(지역에 따라 여름에는 흰색), 주교와 대주교는 자주색, 추기경은 진홍색, 교황은 흰색 수단을 입는다.

추기경 수단의 진홍색은 순교자의 피를 상징하는 것으로 거룩한 교회와 교황을 위해 목숨 바쳐 충성을 다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추기경이 쓰는 진홍색 모자(주게토)는 서임 예식 때 교황이 씌워 주도록 돼 있어서 정 추기경은 이날 대주교 때 쓰던 자주색 모자를 쓴 채 사진을 찍었다.

정 추기경은 추기경 서임 예식과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로마로 떠났다. 정 추기경은 24일 오전 10시 교황청 내 바오로 6세 홀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 주례로 열리는 추기경 회의와 신임 추기경 서임 예식에 수녀들이 만든 수단을 입고 참석할 예정이다.

정 추기경은 이에 앞서 11일 로마 우르바노대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에 참석해 아시아 대표로 ‘아시아 교회의 오늘날의 선교-아시아의 첫 복음화’를 발표하고 12∼22일에는 로마에서 추기경 서임 준비 피정을 한다.

정 추기경은 25일 교황과 함께 추기경 서임 축하미사를 공동 집전한 뒤 30일 귀국할 예정이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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