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테마 북]중국의 오늘과 내일

  • 입력 2006년 3월 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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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유행을 탑니다. 어떤 주제가 주목을 받는다 싶으면 비슷한 종류의 책이 경쟁하듯 우수수 쏟아져 나옵니다. “아, 이 많은 비슷비슷한 책 가운데 어떤 걸 골라야 할까”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책 1, 2권을 골라 주는 ‘추천! 테마 북’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새로운 제국-중국

◇고뇌하는 중국

중국의 일거수일투족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요즈음 중국의 미래를 진단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중국에 대해 이미 승천한 용이라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여전히 가난한 나라임을 강조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에 필적할 만한 경제 군사 정치적 대국이 될 것이라는 이른바 ‘중국 위협론’이 전자에 속한다면, 중국의 성장과 발전은 가난한 대국의 성장 전략의 일환일 뿐이라는 ‘종이호랑이론’이 후자이다.

아쉽게도 요즘 쏟아지는 대부분의 책은 중국 개혁 개방의 밝은 면만을 강조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치, 미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 유일한 희망, 연평균 9%대의 고성장으로 조만간 미국과 일본의 경제력을 능가할 엄청난 시장과 자원만이 강조된다.

하지만 중국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해 필자는 최근 몇 달간 나온 십수 권에 달하는 중국 관련 신간 가운데 ‘새로운 제국-중국’과 ‘고뇌하는 중국’을 추천하고 싶다.

‘새로운…’이 빛을 강조하는 책이라면 ‘고뇌하는…’은 성장통을 앓고 있는 중국의 고민을 보여 준다. ‘새로운…’의 기저엔 중국이 현실적 위협인 동시에 잠재적 위협이라는 견해가 깔려 있다. 즉 현재 중국의 변화와 정책이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음을 분석하면서 향후 중국의 능력과 의도, 정책이 가질 엄청난 영향력을 진단하는 것이다.

‘고뇌하는…’은 경제성장의 신화와 찬사 속에 가려진 중국인의 고난과 질곡, 그리고 불평등과 모순으로 가득 찬 중국식 사회주의의 폐해를 고발한다. 이를 통해 중국에 대한 지나친 찬사와 동경을 경계한다. 여러 사람이 보고 있는 가운데 버스 승무원에게 죽임을 당한 한 중국 소녀의 이야기, 8억 명의 중국인이 오염된 물을 마시고 있다는 사실, 15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공금이 먹고(吃), 마시고(喝), 피우는 데(抽) 탕진된다는 사실 등을 통해 20년 남짓한 개혁 개방의 부산물이 체제를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음을 감지하게 해 준다.

중국의 약진이 경시되거나 과소평가될 수는 없다. 하지만 중국이 제도화와 법제화를 통해 체제의 투명성과 정치발전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해도 그 움직임은 너무 느리고 범위도 너무 좁다. ‘과감한 경제개혁, 조심스러운 정치개혁’이라는 한계를 설정한 중국 지도부가 경제성장을 위해 정치적 발전과 민주화를 무한정 담보로 잡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 성장신화의 빛과 어둠을 파헤치는 이 두 권의 책은 중국의 저력과 왜곡된 중국의 실상을 동시에 알게 해 준다. 중국을 정치 안보 외교 경제의 유일한 탈출구로 여기는 일방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개혁 개방의 성공담에 묻혀 버린 중국인들의 힘겨움과 중국이 안고 있는, 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대국의 고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중국의 오늘과 내일을 다룬 주요 신간
지은이
새로운 제국-중국로스테릴
중국의 세기오데드 솅카
중국의 현재, 그리고 3년 5년 10년미야자키 마사히로
중국을 알면 블루오션이 보인다가도쿠라 다카시
숫자가 폭로하는 중국의 정체 스핑
중국은 지금 몇 시인가? 허칭롄
고뇌하는 중국 왕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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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득 1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 6000만 명과 스타벅스 커피 3잔 값인 80위안으로 한 달을 살아가는 극빈층 1400만 명이 공존하는 사회. 고도성장을 거듭하는 중국의 빛과 그림자를 드러내는 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금희연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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