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하춘화, 데뷔 45주년 콘서트-기념앨범 발표

  • 입력 2005년 11월 3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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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가수 데뷔 45주년 기념콘서트를 가지는 가수 하춘화. “나 닮은 아이를 낳아서 가수로 키워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승 기자
내년 1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가수 데뷔 45주년 기념콘서트를 가지는 가수 하춘화. “나 닮은 아이를 낳아서 가수로 키워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승 기자
가수들이 약속 시간에 늦었을 때 흔히 대는 핑계는 두 가지. “죄송해요. 차가 왜 이렇게 막히죠?” 또는 “화장 좀 하고 오느라…”. 그러나 가수 하춘화(50)의 대답은 달랐다.

“학교(성균관대)에서 오는 길이에요. 예술철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다음 달에 논문 심사가 있어서 교수님하고 면담하다 늦었네요. 미안해서 어쩌죠?”

28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만난 그녀는 청바지에 반팔 차림이었다. 내년 1월 10일부터 3일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데뷔 45주년 기념 콘서트를 준비하랴, 신곡 ‘내 사랑아’를 담은 데뷔 45주년 기념 음반 내랴(25일 발매), ‘대중가요의 사회 철학적 연구’를 주제로 논문 쓰랴… 추위도 그녀를 비껴간 듯하다.

“저 원래 악으로 버텨요”라며 큰 눈을 부릅뜨는 그녀. 그렇게 45년 동안 노래를 불렀나 보다.

○ 가수 45년… 만 6세 때 데뷔곡 발표

왼쪽부터 데뷔 초, 1970년대 10대 때, 1980년대 모습.
“최근에 살이 2kg이나 빠졌어요. 친구들에게 ‘나 내년에 살아 있을까?’라고 물을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아요. 하지만 내가 하는 일에 단 한 번도 후회를 해본 적이 없어요.”

올해만 벌써 음반 발표가 두 장째인 그녀는 ‘구르는 돌’ 같다.

“45년간 음반 131장, 2500여 곡을 발표했고 공연은 8000회를 넘게 했어요.”

하춘화는 1961년 데뷔곡 ‘효녀 심청 되오리다’를 발표했다. 그때 나이 여섯 살. 이후 중 3때인 1970년 발표한 ‘물새 한 마리’로 가요계 정상을 밟았으며 ‘잘했군 잘했어’(1971년), ‘영암 아리랑’(1972년) 등을 발표하며 1972년부터 7년 연속 ‘MBC 10대 가수’에 뽑혔다. 1월의 45주년 기념 공연에서 그녀는 자신의 히트곡 외에 1930년대 ‘황성옛터’부터 19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 2005년 장윤정의 ‘어머나’까지 시대별 대표곡을 부른다.○ 인생 50년… 1인 3역 ‘독일 기계’

하춘화는 인터뷰 도중 가방에서 데뷔 초 흑백사진부터 현재 사진까지 수십 장을 꺼내 보여 주며 “이게 내 45년 인생”이라고 말했다.

“제 별명이 ‘독일 기계’예요. 정교하고 튼튼한 독일 기계처럼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죠. 결혼 10년 차 늦깎이 주부(남편은 KBS 직원이다), 가수, 그리고 대학원생… 1인 3역을 하는 ‘독일 기계’요.”

50년 간 그녀의 호칭은 변해 왔다. ‘하춘화 어린이’에서 시작해 ‘하춘화 양’, ‘하춘화 씨’ 까지.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언제나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는 것. 봄꽃(春花) 아줌마, ‘하춘화 할머니’ 소리 들을 때까지 두 눈 ‘부릅’ 뜨고 노래 부르시길.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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