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청담동 사교파티 vs 홍대앞 클럽파티

입력 2005-11-25 03:09수정 2009-10-0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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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송년 모임이 파티 스타일로 바뀌고 있다. 스탠딩으로 대화를 나누는 프라이빗(private) 사교 모임에서 신나게 춤추며 즐기는 클럽 파티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폭탄주에 술잔치를 벌이는 모임과는 다른 양상이다. 파티플래너 천현선(30) 씨는 “파티의 어원은 가진 것을 ‘나눈다(part)’는 뜻”이라며 “참가자들이 서로의 기쁨과 마음을 나누는 게 파티의 진정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2005년 말 ‘한국의 파티 문화’를 들여다봤다.》

○ 청담동 사교 파티

19일 오후 9시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바. 20, 30대 남녀 30여 명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도 서너 명 있지만 대부분 칵테일을 손에 들고 스탠딩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모임은 서울 강남의 한 고교 동창들이 주관한 사교 파티. ‘인비테이션 카드(초청장)’를 지닌 이들이 참가하지만 친구 한두 명을 데리고 와도 상관없다.

남성들은 모두 정장 스타일을 갖췄지만 넥타이를 맨 사람은 1명뿐. 벨벳 재킷에 진을 입어 캐주얼 분위기의 감각을 내세운 패션도 보인다. 여성은 가벼운 원피스 차림이거나 어깨를 가볍게 드러낸 스타일이 많다.

재즈 선율이 은은하게 흐르고 있지만 춤을 추는 사람은 없다. 남녀가 흐뭇한 미소를 띤 채 서로 어울려 사업이나 친구의 근황, 세상의 흐름을 이야기하고 있다.

남녀가 대화를 시작하는 소재가 다른 점이 흥미롭다. 남성은 여성의 패션에 대한 덕담으로 시작해 누구를 통해 왔는지를, 여성은 남성의 직업이나 전공에 대한 질문으로 말문을 튼다.

관심이 가더라도 한 사람하고만 계속 대화하려 하거나 애프터를 제안하는 것은 금기.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명함이나 연락처를 건네고 후일을 기약한다. 에어로빅 강사 최윤희(29) 씨는 “5∼10분 이야기를 나누다 자연스럽게 다른 쪽으로 이동한다”며 “마음에 안 드는 표정을 드러내거나 매너 없는 행동을 했다간 금방 소문이 나서 다른 파티에도 초대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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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적 네트워크의 확대

소규모 사교 파티는 최근 청담동 등에서 열리는 모임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여성은 20대 중후반, 남성은 30대 초중반이 많아 이런 파티는 싱글들에게는 짝을 찾는 장소로도 이용된다.

멤버십은 없으나 파티를 주관하는 이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참석자가 선정된다. 남성은 자영업이나 전문직 종사자가, 여성은 프리랜서나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사람이 많다.

패션 사업을 하는 조규태(31) 씨는 “어색하게 ‘소개팅’으로 이성을 소개받기보다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이성을 만나려는 사람이 많이 온다”며 “자주 파티에서 마주쳤던 여성이 어느 날 보이지 않으면 결혼했다고 보면 대충 맞다”고 말했다.

프라이빗 파티는 최근 개방적인 분위기를 타고 테라스 등 트인 공간에서 많이 열린다. 예전에 특급호텔 룸에서 열린 ‘시크릿(secret) 파티’와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파티 문화가 ‘오피셜 파티(official party)’에서 ‘프라이빗 파티’로 가는 중간 지점에 있다고 진단한다. 파티플래너 배수미(27) 씨는 “파티가 예전처럼 행사가 아니라 인간관계를 넓혀가는 생활 문화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 홍대 앞 클럽파티

청담동이 사교 파티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반면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은 클럽파티문화의 중심지다. 장소를 빌려 특별하게 준비하는 프라이빗 파티와 달리 기존 클럽에 함께 모여 즐긴다. 대화보다 댄스가 파티의 메인이다.

클럽파티는 청담동의 사교 파티와 달리 남녀 간의 즉석 만남이 배제된다. 연락처를 주고받는 경우도 드물게 있으나 대부분 다른 사람에게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는다.

클럽 파티에는 혼자 오는 사람도 있다. 클럽 내부에서 서로 격의 없이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때문이다. 홍익대 앞 클럽 마니아를 뜻하는 ‘클러버(clubber)’인 연송희(28) 씨는 “시끄러운 음악이 이어져 대화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콘서트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의 관계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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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버들의 파티는 1∼2시간의 댄스 타임이 지나면 함께 모였던 일행끼리 술자리로 옮기기도 한다. 관심을 보인 상대끼리는 이 자리에서 대화를 더 나눈다.

청담동과 홍익대 앞의 서로 다른 파티는 ‘뉴욕 스타일과 도쿄 스타일’로 구분되기도 한다. 천 씨는 “격식을 갖고 대화를 통한 네트워크 구성을 목적으로 하는 청담동 파티가 뉴요커 문화라면, 힙합과 펑크족의 다문화가 융합된 홍익대 앞 문화는 도쿄 하라주쿠(原宿) 스타일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고 말했다.

글=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사진=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선물은 잊어도 감사카드는 잊지 마세요…‘파티 매너 7’▼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열리는 파티라 하더라도 지켜야 할 에티켓이 있다. 가까운 이들끼리 모인 파티에서도 매너를 갖춘 사람이 더욱 돋보인다. 파티 플래너들에게 ‘파티 매너 7’을 들었다.

△대형 파티는 도착과 퇴장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으나, 홈파티는 예정보다 빨리 도착하면 실례. 5∼10분 늦게 도착하는 게 좋다. 저녁 식사 모임의 경우 더 늦으면 곤란하다.

△저녁 식사 파티에 가져갈 선물은 꽃이나 와인이 좋다. 어린이는 데리고 가지 않는다.

△누가 초대받고 초대받지 않았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금기. 특별한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서로 오해를 살 여지도 많다.

△드레스 코드는 가급적 지켜라. 드레스 코드는 최소한의 성의이자 함께 즐기기 위한 표현이다.

△미국의 파티 관련 격언에 ‘선물은 잊어도 감사카드는 잊지 말라’는 말이 있다. 파티에서 돌아온 뒤 엽서나 e메일을 통해 감사의 뜻을 전해야 한다.

△초대를 받았으면 초대할 줄도 알아야 한다. 파티는 서로 소통하고 알아 가는 과정이다. 10명 안팎의 소규모 파티에 초대를 받았다면 한 번쯤은 자신이 파티를 주최하는 게 예의다.

△파티 장소를 떠나면서 감사 인사를 빠뜨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초대해 준 이에게는 “즐거운 파티였다”고 전한다.

▼파티하기 좋은 곳 10▼

◆프라이빗 파티

▽3 스토리 바이 강성우=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맞은편 청담동 카페 골목에 있다. ‘세 이야기’라는 이름처럼 건물 5∼7층에 파티나 패션쇼를 열 수 있는 공간과 뷰티케어숍, 작품 전시가 가능한 갤러리가 있다. 7층의 테라스는 날씨가 좋으면 여의도 63빌딩과 남산타워가 보이며 야경이 특히 좋다. 100명 안팎의 파티도 가능하며, 뷰티케어숍이 있어 손쉽게 파티 연출을 할 수 있다. 02-549-7767

▽비손(Pison)=청담동 학동사거리 하드록카페 골목으로 150m 정도 들어가면 있다. 이태원 본점과 광화문 2호점에 이은 3호점으로 프렌치 퓨전 레스토랑을 표방한다. 파리의 레스토랑을 떠올리게 하는 외관에 실내에는 앤티크 숍을 운영하는 사장이 외국에서 수집한 물건들이 진열돼 있다. 외국 가정집 거실 같은 분위기의 2층은 소규모 파티(10∼25명)에 적당하다. 돌잔치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02-544-2383

▽트라이베카(Tribeca)=700∼800명 규모의 대형 파티에 적합하다. 최근 벤츠 프로모션 파티나 삼성 애니콜의 애니모션 파티도 이곳에서 열렸다. 건물 1∼3층에 바 레스토랑 카페가 연결돼 있어 소규모 모임도 가능하다. 청담동 학동사거리 인근. 02-3448-4552

▽베어린(b¨arlin)=안국동 일본대사관 골목에 있는 호텔 소머셋팰리스서울 1층에 있다. 약 3m 높이의 나무 천장에 사방이 커다란 투명 유리로 되어 있어 탁 트인 느낌을 준다. 150여 명의 스탠딩 파티에 좋으며 테라스는 20명 안팎의 가든 파티에 안성맞춤. 독일 출신 주방장이 오픈 키친에서 직접 요리한 전통 독일 음식이 별미. 02-722-5622

△시안(Xian)=스페인의 타파스 전통요리를 기반으로 한 퓨전 레스토랑. 1, 2층을 합해 200명 이상의 파티도 가능하다. 라운지바 스타일로 운영되며 콘셉트에 따라 유럽식 서재와 아랍식 침실 분위기의 공간이 나누어져 있다. 테라스는 60명 안팎의 파티에 적절하다. 02-512-1998

▽나오스 노바(Naos nova)=남산 순환로를 따라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하얏트호텔로 올라가는 길에 있다. 현대미술관 같은 모던 분위기가 인상적. 1층 ‘지구(earth)’와 2층 ‘천국(heaven)’에서 지중해식 요리와 와인을 즐길 수 있으며, 지하 ‘지옥(hell)’은 100명 정도의 댄스파티도 가능하다. 02-754-2202

▽스타세라(Star serra)=신사동 도산공원 입구 인근. 기존 레스토랑 ‘보나세라’가 뒷마당을 이용해 새롭게 단장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나세라에 비해 편안하고 젊은 분위기를 내세웠다. 아담한 야외여서 소규모 파티에 좋다. 보나세라는 이탈리아의 해질녘 인사말이며 스타세라는 ‘오늘 밤’이란 뜻. 02-543-8373

◆클럽파티

▽엠투(M2)=주차장 골목 사거리에서 홍익대 반대편으로 한 블록 정도 가면 있다. 홍대 앞 클럽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복층으로 돼 1층엔 바, 2층엔 테이블이 있고 조명이 현란해 분위기가 나이트클럽과 비슷하다. 20대 초중반에게 인기가 많으며, 하우스 음악이나 펑키 음악을 튼다. www.ohoo.net

▽오투(Otwo)=엠투가 대중적인 분위기인 데 비해 오투는 유로 테크노의 영향을 받은 라운지 음악으로 차별화된다. 인기있는 DJ나 인디밴드들의 라이브를 바탕으로 한 쇼케이스 파티도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많다. 20대 중·후반이 고객. 홍익대 앞 주차장 골목이 시작하는 지점에 있는 수 노래방 맞은편에 있다. www.clubotwo.com

▽하라버지=주차장 골목 네거리를 지나 아래로 내려가다 왼편에 극동방송으로 가는 첫 골목에 있다. 테크노나 한국 댄스음악 등 최신 음악보다 유행이 지난 노래를 많이 틀어 20대 후반이나 30대들이 많이 찾는다. www.halabuge.wo.to파티플래너 천현정·현선 자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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