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壬亂연구서 펴낸 새뮤얼 홀리씨

  • 입력 2005년 10월 3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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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시각으로 외국인에게 임진왜란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한 캐나다인이 영어로 된 최초의 임진왜란 연구서인 ‘임진왜란’을 단행본으로 펴냈다. 연세대 학부대학 강사 새뮤얼 홀리(45·사진) 씨가 주인공. 4년간 연구 끝에 출판된 이 책은 700쪽에 이른다.

이 책은 임진왜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조선, 명(明), 왜(倭)의 역사적인 배경과 6년간의 치열한 전투 과정, 결과를 상세히 담고 있다.

그는 “임진왜란은 영웅과 졸장, 의병 등 다양한 사람이 등장하고 치열한 전략, 전투장면 등 드라마틱한 요소가 많은 데다 규모도 당시 서양 전쟁보다 훨씬 커 매력적인 연구주제”라고 말했다.

홀리 씨는 “‘선조실록’ ‘징비록’ 등 사료를 정리하는 데 충실했지만 거북선은 철지붕을 사용하지 않았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을 일본 내전에서 지방 영주를 굴복시키는 정도로 쉽게 생각했을지 모른다는 주관적 해석도 넣었다”고 말했다. 2003년 10월 초고를 마치고 미국의 출판업자 50여 명에게 출판 의뢰 메일을 보냈지만 “700쪽이나 되는 한국학 관련 책을 누가 읽겠느냐”고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뉴욕의 한 유명 컨설턴트는 “일본의 시각에서 임진왜란을 다시 저술하면 출판하겠다”고 제의하기도 했다. 그는 마침내 미국 버클리대 동아시아연구소와 영국 왕립아시아학회의 도움을 받아 2주 전 한국에서 이 책을 출판한 데 이어 다음 달 미국에서도 출판하게 된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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