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올빼미족 우리 아기 어떻게 재우면 될까

  • 입력 2005년 9월 30일 03시 07분


코멘트
최근 한국P&G에서 전 세계 만 0∼3세 영유아를 둔 엄마 432명을 대상으로 ‘아기의 수면생활’에 관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독 한국 아이들이 10시 이후에 잠드는 ‘올빼미족’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 3∼5세 취학 전 아이들도 마찬가지. 맞벌이 부부가 많아 퇴근한 뒤 아이들과 놀아주다 보니 아이가 스스로 잠들기 전까지는 억지로 재우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이가 잠을 제때 자지 못하면 제대로 자는 아이보다 성장 발육이 늦고 집중력과 기억력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면역기능도 저하돼 감기와 같은 질환에 잘 걸린다고 말한다.

○ 신생아땐 젖 먹는 시간이 낮

수면 시간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신생아 시기는 밤낮이 없다. 젖 먹는 시간이 낮이고 배불러 자는 때가 밤이다. 하루에 5, 6회 잠을 자는 것이 보통이다.

2개월부터는 잠을 잘 때 젖을 물려서 재우기보다는 충분히 먹고 스스로 잠들게 해 3, 4개월엔 수면 패턴이 만들어지도록 한다. 밤에 깰 때도 아기에게 바로 젖부터 물리지 말고 스스로 다시 잠들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6개월쯤엔 밤에 푹 자는 아기가 많고 9개월이 되면 낮잠을 두 번 정도 잔다. 밤에 잠을 일찍 재우기 위해서는 오후 4시 이후엔 낮잠을 재우지 않는 것이 좋다. 3∼5세가 되면 하루에 잠은 11∼13시간 자고 5세쯤 낮잠이 없어진다.

○ 목욕 시켜주면 편하게 잠들어

아기가 편안하게 잠들기 위해서는 잠들기 30분 전에 목욕을 시켜주는 것이 좋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일주일에 2∼3회가 적당하다. 목욕물은 36∼38도로 약간 미지근하게 준비한다.

자기 전 가벼운 마사지도 숙면을 유도한다.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를 해주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고, 뇌 속의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가 늘어 정서가 안정되고 쉽게 잠이 든다. 마사지는 심장에서 먼 쪽부터 시작하고, 엄지손가락과 손바닥을 사용해 아래에서 위, 위에서 아래로 가볍게 쓸어준다. 팔과 손은 혈액순환과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심하게 마사지를 한다. 베이비오일이나 라벤더 등 아로마 제품을 활용해도 좋다.

아기 때는 성인 수면의 20∼25%를 차지하는 렘수면(꿈을 꾸는 수면)이 50% 정도로 높아서 꿈을 많이 꾸고 자주 깨서 몸을 뒤척인다. 아기가 자주 깨고 보채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부모들은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도록 하자.

○ 9시쯤엔 잠옷 입히고 양치질도 같이

3∼5세부터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도록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아이들이 제때 못 자는 것은 대부분 부모 때문이다. 늦어도 10시 이전에 잠을 자도록 도와줘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잠잘 시간이라며 수면 의식을 일깨우는 것이다. 9시쯤엔 아이에게 잠옷을 입혀주고 양치질도 같이 하며 책을 읽어준다.

부모가 늦게까지 TV를 시청하거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아이들이 잠을 늦게 자도록 하는 원인이다. TV 화면은 잠들게 하는 멜라토닌의 분비를 방해한다.

이미 늦게 자는 아이라면 3, 4일마다 15분씩 잠자는 시간을 당겨준다. 또 자기 직전에 너무 많이 먹이거나 무리하게 놀지 않도록 한다. 콜라 초콜릿 등 카페인이 든 음식은 잠자기 전 6시간 이내엔 주지 말아야 한다.

엄마가 꼭 있어야만 잠드는 아이에게는 ‘일-약속-일’ 방법을 취해보자. 즉 침대에 눕히고 다른 방에서 일이 있으니 혼자 자고 있으면 5분 뒤에 오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단 나갔다가 약속한대로 정확히 5분 뒤에 온다. 와서 아이가 엄마를 기다리고 있으면 혼자 잘 있었다고 칭찬해주고 또 약속시간을 정하고 다시 방을 떠난다. 만일 중간에 아이가 부르면 대답은 하되 가지는 말자. 다시 약속된 시간에 가서 칭찬하고 다른 일거리를 찾는다. 제법 큰 아이가 잠자기를 거부할 때 더욱 효과적이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수면장애클리닉 신경과 홍승봉 교수, 을지병원 신경정신과 신홍범 교수, 하정훈 소아과 원장, 아가방 소비자상담실 황은경 부장)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우리 아기 침구 선택은 이렇게…짱구 베개는 뒤집기 한 이후에 사용을▼

시중에 가면 아기들을 위한 다양한 종류의 베개와 요가 나와 있다. 특히 베개를 고를 때는 아기의 나이나 상태에 따라 골라야 한다.

땀과 피지 분비물이 많은 아기에게는 흡수성과 통기성이 좋은 100% 면 소재 제품을 선택한다. 민감한 피부의 아기라면 황토나 숯 성분과 같은 향균력이 강화된 기능성 제품이 좋다. 체온이 높고 땀이 많은 아기의 경우 통풍성이 좋은 좁쌀 베개도 좋은데 자주 햇볕에 말려 보송보송하게 해 줘야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최근에 나온 숯 베개는 숯의 성분을 가공해 작은 칩으로 만들어 숯가루가 날리는 것을 막는다.

아기는 골격이 약하기 때문에 푹신한 요는 피한다. 또 아기를 엎드려 재울 경우 솜이 너무 두꺼우면 아기의 호흡이 막혀 질식할 위험도 있다. 따라서 요는 딱딱하면서 포근한 느낌을 주는 것이 좋다. 최근엔 견과 목화솜을 합성해 아래는 딱딱한 느낌을, 위는 포근한 느낌을 주는 견면솜 요가 나와 있다.

아기의 머리 모양을 만들어주는 기능성 베개인 짱구 베개는 아기가 뒤척이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아기가 뒤집기를 하는 이후에 사용한다. 수면 시 체중을 고르게 분산하고 목을 보호해주는 메모리폼 베개는 돌 이후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편 미국 소아과학회는 돌 이전 아기의 경우 고개가 꺾이거나 수면 자세가 불편해진다는 이유로 베개를 이용하지 않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도움말=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소아과 이진용 교수, 아가방 소비자상담실 황은경 부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