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다비드像 다리가 잘렸네…충격 광고기법

  • 입력 2005년 9월 2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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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유명한 대리석상 ‘다비드’의 왼쪽 다리가 무릎 위부터 떨어져 나갔다. 다행히 ‘실제 상황’은 아니다. 이탈리아의 민간 문화재 보호재단 ‘치타이탈리아’가 24일부터 이탈리아 공영방송(RAI) TV를 통해 내보낼 공익광고 화면이 미리 공개된 것.

이탈리아의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최근호에서 충격 요법을 통해 기금 마련에 박차를 가하려는 치타이탈리아의 전략을 소개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치타이탈리아는 다리가 잘린 다비드 외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도 칠이 벗겨져 나가고 여기저기 금이 간 참담한 모습으로 바꿔 광고에 등장시킬 계획. 광고 문안은 ‘당신의 도움이 없다면 이탈리아는 중요한 것을 잃습니다’로 정했다.

치타이탈리아가 이같이 과감한 광고 전략을 채택한 것은 이탈리아인들에게 위기감을 불러일으키지 않고서는 문화재 보수 및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이탈리아 정부는 문화재 보수 유지비로 2600만 유로(약 330억 원)의 예산을 책정해 놓고 있지만 곳곳에 금이 가고 있는 로마시대부터의 교회와 궁전을 손질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예전부터 붕괴 위기설이 나돌아 온 로마 시의 로마제국 시절 요새 ‘산탄젤로 성’을 보수하는 데만 100만 유로(약 13억 원)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정부 예산 적자의 상한선을 명시하고 있는 유럽연합(EU) 규정 때문에 더는 정부가 돈을 들일 처지도 못 된다. 결국 민간재단인 치타이탈리아가 기금 조성의 총대를 메게 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탈리아가 한 해 관광 수입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275억 달러(약 28조 원·2000년 기준)에 이른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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