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주일의 키워드]한국 스포츠카 자존심‘스피라 씽씽’

국내 최초의 수제 스포츠카 ‘스피라’ 동아일보 자료 사진

누리꾼(네티즌)들의 권선징악(勸善懲惡)은 빠르고 거침없다. 미니 홈피나 블로그에서 시작된 작은 사건은 네트워크를 타고 무서운 속도로 번져나간다. 이번 주 인기검색어들도 이러한 인터넷의 위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1위에 오른 ‘신생아 학대’는 일부 간호조무사들이 미니 홈페이지를 꾸미기 위해 저지른 철없는 행동에서 비롯됐다. 수백만 개의 미니 홈페이지 중 한 곳에 올라온 게시물이지만, 그 사진들은 순식간에 거의 모든 인터넷 게시판으로 퍼졌고 뭇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6위에 오른 ‘서부희’도 거의 같은 과정을 겪었다. 사랑했던 남자에게 배신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여성의 사연이 미니 홈페이지를 통해 알려지면서 급부상했다.

2위에 오른 ‘내신등급제’도 마찬가지. 교육 제도에 대한 청소년들의 불만은 한국 사회의 오랜 문제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인터넷을 이용해 이 불만을 빠르고 강력하게 이슈화시켰다는 사실은 인터넷 세대의 힘을 실감케 한다.

3위 ‘김량희’는 가수 ‘량현량하’의 친누나로 알려졌다. 김량희도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올린 가족 사진이 화제가 되면서 인기 검색어로 떠올랐다.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둘러싸고 다양한 시각의 뉴스들이 쏟아지면서 ‘북한핵’이 4위에 올랐다. 5위는 SBS TV 드라마 ‘건빵 선생과 별사탕’, 뮤지컬 ‘헤드윅’에 출연해 주목받는 신인 연기자 김다현이 차지했다.

7위는 국내 최초의 수제 스포츠카로 8일 막을 내린 서울 모터쇼에서 관심을 모은 ‘스피라’다. 누리꾼들은 스피라와 외국의 스포츠카 ‘머스탱’ ‘콜벳’ 등을 비교하며 한국 자동차 기술의 발전을 자축하고 있다.

MBC 드라마 ‘제5공화국’(8위)은 25여 년 전 한국 현대사의 숨가쁜 순간을 다루면서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영향으로 ‘박정희’ ‘전두환’은 물론 ‘허화평’ ‘허삼수’ 등 드라마와 관련한 검색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인기 레이싱 걸 출신으로 KBS 2TV 시트콤 ‘올드 미스다이어리’에서 활약하고 있는 ‘오윤아’가 9위. 10위는 ‘벌레사탕’. 미국에서 유행하는 사탕으로 그 속에 냉동된 개미 메뚜기 등 곤충이 들어 있다.

조희제 다음검색 분석실장 ouyaa@daum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