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안데르센 동화집’…“왕자님과 맺어졌으면…”

  • 입력 2005년 3월 25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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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집/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보리스 디오도로프 그림·김경미 옮김/136쪽·1만6000원·비룡소(초등학생)

어린 시절 안데르센 동화를 한번쯤 안 읽어 본 사람이 있을까? 슬픈 사랑을 하는 인어공주, 꽃 속에서 태어난 엄지아가씨, 눈송이가 모여 만들어진 얼음같이 차가운 눈의 여왕….

뛰어난 상상력으로 안데르센이 빚어낸 동화 속의 인물들은 한번 들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긴다.

시중에 수많은 안데르센 그림책과 동화책이 나와 있지만 유아들 눈높이에 맞춰 개작하거나 압축하는 바람에 원작의 시적 문장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책은 많지 않다.

4월 2일은 안데르센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날. 이에 맞춰 출간된 ‘안데르센 동화집’에는 ‘인어공주’ ‘엄지아가씨’ ‘눈의 여왕’ 등 원작 그대로 완역된 대표작 3편이 담겨 있다. 시적인 문학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쉬운 입말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안데르센의 뛰어난 글 솜씨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완역인 탓에 글이 길어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생 아이가 혼자 보기엔 어렵다. 엄마가 잠자리에서 이 책을 읽어 주는 것은 어떨까?

안데르센의 동화는 풍성한 묘사로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가 가득해 잠자리에서 읽어주기 좋은 책으로 꼽힌다. 한번에 다 읽어 주는 대신 긴장이 고조되는 대목에서 이야기를 끊어 가며 2, 3일에 걸쳐 ‘나눠 읽기’를 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들이 겪는 모험은 아이의 가슴을 뛰게 만들고, 이들이 겪는 고통은 희로애락이 공존하는 삶의 다양한 이면을 보여 준다. 안데르센 동화처럼 상징과 은유로 가득한 이야기는 나이에 따라 새롭게 읽힌다. 이것이 안데르센 동화가 200년이라는 긴 시간을 뛰어넘어 오늘날까지도 생명력을 갖는 이유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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