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어리석음에 대한 백과사전’

  • 입력 2005년 3월 4일 16시 53분


코멘트
◇어리석음에 대한 백과사전/마티아스 반 북셀 지음·이경식 옮김/344쪽·1만4500원·Human&Books

“어리석음은 지성의 반대개념이 아니다. 지성의 반대개념이 지성의 부족이듯, 어리석음의 반대개념은 어리석음의 부족이다. 어리석음과 지성을 한데 묶어서 생각하는 것은 치명적인 오류이다.”

이 책의 제목으로는 사실 ‘어리석음의 복권(復權)을 위하여’가 더 어울린다. 어리석음이야말로 인류문명의 원동력이요, 실패와 실수야말로 인류의 진보를 낳았다는 역설적 통찰을 풍부한 사례와 함께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저자는 자국 출신의 대표적 계몽주의 지식인 에라스무스의 대표작 ‘우신(愚神)예찬’을 의식하고 있다. ‘우신예찬’이 중세의 비합리성을 풍자했다면, 이 책은 근대적 합리성이 봉착한 반어적 상황을 풍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리석음의 위험성은 그 완고함과 무미건조함에서 비롯된다. 이는 어리석음과 싸우려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 책은 어리석음을 즐길 줄 알 때 지혜도 싹트는 법임을 깨우쳐준다.

현학적 표현이 많은 1장부터 읽기보다는 해학적 사례가 등장하는 2장부터 읽기를 권한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