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법정스님 동안거 해제 법문

  • 입력 2005년 2월 23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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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기자
이종승기자
“이 세상은 여러 인연이 얽혀 있고 모든 게 연결돼 있습니다. 그러니 내가 잘못하면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 잘살면 주변에 복을 뿌리게 되고, 잘못 살면 나쁜 기운을 끼치게 됩니다.”

강원도 산골에 칩거하고 있는 전 길상사 회주 법정(法頂·73·사진) 스님이 23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성북동 길상사에서 열린 동안거(冬安居·스님들이 음력 10월 15일부터 이듬해 1월 15일까지 3개월간 외출을 금한 채 참선 수행하는 것) 해제 기도회 법문을 통해 인연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법정 스님은 “인간은 마치 물속에 있으면서 목말라하는 것처럼 늘 만족하지 못한 채 더 많은 것을 갖고 싶어 한다”면서 “이런 인간의 탐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법정 스님은 “지구는 살아있는 생명체나 마찬가지여서 지난해 일어났던 지진해일 같은 재앙이 언제 다시 닥칠지 모른다”면서 “전체와 개체는 상관관계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자연까지 생각하며 늘 깨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정 스님은 이어 해제(解制)의 의미를 설명하며 법문을 마쳤다.

“오늘은 정월대보름 해제입니다. 해제란 맺힌 것을 푼다는 의미입니다. 마음에 맺히고 얽힌 것을 풀어야 자유로워집니다. 이미 지난 과거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불행합니다. 마음에 맺힌 것을 푸는 날을 맞이하여 잘 푸시고 새로운 마음을 가지십시오. 그래야 복을 얻습니다.”

이날 기도회에는 불교신도 등 1000여 명이 모였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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