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정혜' 베를린영화제 넷팩상 수상

한국의 신인 이윤기 감독의 영화 ‘여자, 정혜’가 제5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서 넷팩(NETPAC·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을 수상했다고 이 영화 제작사인 LJ필름이 19일 전했다. NETPAC은 이 영화에 대해 “개인적 상처를 지닌 한 여자의 내면을 섬세하고 정확하게 그려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김지수 주연의 ‘여자, 정혜’(3월 10일 국내 개봉)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아시아신인작가상(뉴커런츠 상)을 받은 데 이어 최근 미국 선댄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도 초청된 바 있다.

한편 20일 폐막한 베를린 영화제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영화인 ‘에카옐리차의 카르멘’(마크 돈포드 메이 감독)이 경쟁 부문 출품작 22편 가운데 최우수영화에 주는 황금곰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을 차용해 남아공의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생존 투쟁과 정열적 사랑을 담았다.

또 최우수감독에게 주는 심사위원 대상은 인습과 가부장적 권위주의를 극복해 나가는 여인의 고난사를 담은 영화 ‘공작(孔雀)’을 연출한 중국 구창웨이(顧長韋) 감독이 받았다.

이 밖에 남우주연상은 미국 영화 ‘손가락 빠는 사람’에서 불안한 17세 소년을 연기한 루 테일러 푸치에게, 여우주연상은 히틀러 치하에서 저항운동을 하다 처형된 여대생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독일영화 ‘조피 숄-마지막 날들’에서 열연한 독일배우 율리아 옌취에게 각각 돌아갔다.

한국 영화는 지난해 김기덕 감독이 ‘사마리아’로 최우수감독상을 받았으나, 올해는 경쟁 부문에 한 작품도 오르지 못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