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생태지도]<2>한강에 사는 동식물

  • 입력 2005년 2월 17일 15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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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허리를 동에서 서로 휘감으며 유유히 흐르는 한강. 강원 태백시 창죽동 검용소에서 발원한 본류(本流) 남한강과 금강산에서 시작된 지류(支流) 북한강은 두물머리, 양수리(兩水里)에서 비로소 만난다. 그리고는 서울로 들어와 중랑천, 안양천을 합친 뒤 강화만에서 서해로 빠져나가며 긴 여정을 끝낸다.

수천 년 한반도의 젖줄이었던 한강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흐르고 있다. 다만 이 강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사람들만 바뀌었을 뿐이다. 한강의 생태계는 1980년대 사려 깊지 못한 개발로 큰 위기를 맞았다. 강 양쪽에 생긴 콘크리트 제방은 강이 품었던 새와 물고기, 식물을 내쫓았다. 물고기가 알을 낳을 곳이 사라지고, 새들이 둥지를 틀 곳이 없어졌다.

그렇게 위기에 처했던 한강이 되살아나고 있다.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진 황복 웅어 가숭어 은어가 돌아왔고 이 강을 등졌던 철새들이 다시 날갯짓을 시작했다. 그것은 스스로 아픔과 상처를 치유한 강의 인내와 생명력 덕분이었다.

2001년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버들매치 젓뱅어 강주걱양태 날개망둑 점농어 등 한강에서 드물었던 물고기를 비롯, 총 56종이 채집됐다. 특히 황금색으로 빛나는 고운 색과 희귀성 때문에 천연기념물 190호로 지정된 황쏘가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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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국립환경원은 철새 50여종 5만여 마리가 한강 유역을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황조롱이 원앙 큰고니 고니 흰꼬리수리 참수리 매 등 8종의 천연기념물이 관찰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강이 온전한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한강을 근거지로 살아가고 있는 새와 물고기, 곤충, 식물을 살펴보고 생명현상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생태공원도 소개한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한강생태계가 한눈에… 가족끼리 즐기는 자연학습 추억▼

●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하천 부지를 생태적 자정능력 기능을 갖춘 생물 서식처로 복원한 하천 생태공원. 서울교에서 여의교 사이 1.2km의 구간에 5만4800평의 면적으로 조성됐다. 물억새 갈대 참새귀리 등 식물 224종, 흰뺨검둥오리 황조롱이 붉은머리오목눈이 흰족지 쇠오리 등 조류 46종, 붕어 가물치 모래무지 등 어류 21종, 날베짱이 소금쟁이 등 곤충 69종이 서식하고 있다. 생태공원 방문자센터에는 자료전시실과 시청각실이 마련돼 있다. 02-3780-0570

● 강서지구 습지생태공원

가양대교 남쪽에서 행주대교 남쪽에 이르는 8.3km 구간에 16만9000평의 면적으로 조성. 이 공원은 한강의 배후습지 역할을 하며 담수지, 저습지, 관찰로 등이 있다. 황오리 청둥오리 중대백로 해오라기 등 14종의 조류, 붕어 잉어 메기 등의 어류, 자라 참개구리 유혈모기 등 양서류 및 파충류가 서식하고 있다. 특히 고라니 족제비 너구리 등 비교적 덩치가 큰 짐승들도 볼 수 있다. 습지에는 갈대 물억새 부들 버드나무 개망초 등 다양한 식물들이 자란다. 3월부터 10월까지 ‘내 마음에 자연담기 생태학교’를 운영한다. 02-3780-0621

● 고덕수변 생태복원지

강동구 고덕동 한강 유역에 약 5만1000평의 면적으로 조성. 주변에 자연적으로 생겨난 넓은 모래톱이 있어 새들의 서식에 적합한 지역. 특히 조류관찰소가 설치돼 있어 가까운 거리에서 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냉이 쇠벌꽃 구절초 물푸레나무 등 식물 26종, 호랑나비 네발나비 비단노린재 등 11종의 곤충, 논병아리 왜가리 꿩 물총새 등 22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02-426-0755

● 선유도공원

양화대교 남쪽에 위치한 선유도공원은 과거 정수장의 건축 구조물을 재활용한 환경 재생 생태공원. 한강의 역사와 동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강역사관, 수질정화공원, 환경 물놀이터 등이 있다. 역사관은 한강 유역의 지질, 수질, 어류·조류·포유류 등 생태계, 문화 유적을 보여 준다. 황포돛배와 한강수계를 그래픽으로 보여 주는 공간과 전망창도 마련돼 있다. 수생식물원에는 물봉선화 쇠뜨기 수련 등 수생식물 1만여 포기가 심어져 있다. 02-3780-0590

● 밤섬

7만3000여 평 크기의 밤섬에는 매년 40여 종 7000여 마리의 철새가 찾아온다. 밤섬은 도심 속의 유일한 철새 도래지로 가치가 높아 1999년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2002년에는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이 관찰되기도 했다. 현재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상태. 그러나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수영장 뒤편 조망대에서 이곳의 철새를 볼 수 있다. 이 조망대에는 40∼80배율의 고성능 망원경이 있어 새들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조망대 개장기간은 28일까지.

● 한강 탐조유람선

이달 말까지 오후 1시반, 3시반 여의도 선착장에서 하루 두 차례 출항한다. 밤섬을 중심으로 새를 관찰하게 되며 1시간 반이 걸린다. 단체 60명 이상으로 예약하면 오전 11시 출항도 가능하다. 고배율 망원경 3대가 배치돼 있지만 개인 쌍안경을 준비하는 게 좋다. 조류 전문가가 동행해 설명해 주며 2층 선실에서는 철새 사진전도 볼 수 있다. 어른 1만3000원, 어린이 6500원. 02-3271-6900

정보디자인=정보공학연구소(www.intercommunism.com)

자료제공=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 현암사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박창진 씨(고려대 사회학과 3년)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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