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슬로우 쥰 “듣다가 잠에 빠져도 책임 못져요”

  • 입력 2005년 1월 25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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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대 기자
박영대 기자
“내 어릴 적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었어요.”

가수 ‘슬로우 쥰’(Slow6·본명 주현철·31·사진)이 최근 발매한 첫 음반 ‘그랜드 에이엠(Grand A.M.)’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들이 담겨 있다. 1974년생인 그가 1980년대에 사춘기를 보내면서 촉각을 곤두세웠던 ‘봄여름가을겨울’ ‘어떤날’ 김현철 윤상의 영향이 담겨 있다. ‘슬로우 쥰’은 “듣다가 낮잠에 빠질 것 같은 나른한 음악”이라고 말했다.

‘슬로우 쥰’은 주현철의 솔로 밴드. 6월에 태어났고 게을러 ‘슬로우 쥰’이라고 지었다. 그는 수록곡 12곡을 모두 작사 작곡했다.

타이틀곡 ‘디어’는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바치는 노래. 여자친구를 대할 때마다 수줍어했던 자신을 떠올리며 만들었다. 속삭이는 듯한 보컬이 정겹다. ‘졸업’은 고교 졸업식 날 자유로워지지만 내일 당장 갈 곳이 없는 두려움을 노래했다. 연주곡 ‘그리팅’은 정년퇴임 하던 날 쓸쓸해 보이던 아버지에게 바치는 노래. ‘아침’은 군 제대 후 클럽 DJ로 아르바이트를 할 때 겪은 경험을 노래했다. 다른 사람들이 출근하는 아침에 퇴근하는 쓸쓸한 자신의 신세를 그렸다.

음악평론가 김학선 씨는 대중음악 웹진 ‘가슴’에서 “‘슬로우 쥰’의 1집은 ‘어떤날’의 소곤거림과 ‘동네’를 부르던 때의 김현철의 풋풋한 감수성, 오석준의 ‘우리들이 함께 있는 밤’으로 대변되는 1980년대 가요의 향취를 골고루 담아내고 있다”고 평했다.

‘슬로우 쥰’은 고교 졸업 후 1993년부터 홍익대 앞에서 아마추어 밴드 활동을 시작했다. 2000년에는 록 밴드 ‘오 브라더스’에서 보컬과 기타를 맡았으나 2년 뒤 팀을 나왔다. 이후 2년여간 ‘슬로우 쥰’을 탄생시키기 위한 작업을 했다.

“앨범 마스터링을 끝낸 날 집에 가서 혼자 울었어요. 발매 못하는 줄 알았거든요.”

그는 2월 말경 홍익대 앞 쌈지 스페이스에서 단독 공연을 갖는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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