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쉰한살 청룽, ‘새 피’ 받아 달렸다

  • 입력 2005년 1월 12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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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영화방
사진제공 영화방
‘뉴 폴리스 스토리’는 두 말이 필요 없는 아시아의 스타 청룽(成龍)이 올해로 51세를 맞았다는 맥락에서 볼 때 제대로 읽힌다. 액션코미디 배우에게 나이 쉰은 자신을 출세시킨 이미지가 여전히 유효한지를 되돌아볼 만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폴리스 스토리 4’에 이어 8년여 만에 나온 이 속편은 그간의 시리즈 중 가장 어둡고 심각하다. 이 영화는 ‘턱시도’ ‘상하이 나이츠’ ‘80일간의 세계일주’ 등 일련의 할리우드 코믹액션물에서 기대 이상의 재미를 보지 못했던 청룽이 홍콩으로 돌아와 찍은 최신작이라는 점에서 곱씹어 볼 만하다. 그는 웃지 않으며 웃기려 들지도 않는다(그래도 경황없는 그의 뜀박질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복면 괴한 5인조가 홍콩아시아은행을 턴다. 강력계 진 반장(청룽)은 부하들과 함께 갱단의 아지트를 수색한다. 그러나 부하들은 ‘경찰 죽이기’를 게임하듯 하는 5인조에게 몰살당한다. 죄책감에 술로 세월을 보내던 진 반장 앞에 신참 경찰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정소봉이 나타난다. 그는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경찰 죽이기 게임’을 만든 장본인이 이들 5인조임을 알려준다. 복수의 칼을 갈던 진 반장은 정소봉과 함께 이들을 찾아 나선다.

‘뉴 폴리스 스토리’에서 청룽은 ‘새 피’를 수혈 받으려 한다. ‘새 피’의 다른 이름은 ‘젊음’과 ‘첨단’이다. 초고층 빌딩 벽을 자전거로 넘나드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면서 범죄를 게임과 동일시하는 젊은 5인조, 그리고 그들이 퍼뜨리는 인터넷 게임의 신세대적 이미지가 그것이다. 여기에 홍콩의 ‘신(新) 사대천왕’으로 불리는 셰팅펑(謝霆鋒·25·‘정소봉’역)을 청룽의 파트너로 붙여 평균 연령을 확 끌어내렸다.

이 영화 속 액션의 스케일과 파괴력은 부쩍 커졌다. 2층 버스는 도심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청룽을 간발의 차로 뒤쫓아 오는 다단계 폭발 신은 위태롭고 사실적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뒤로 갈수록 스스로가 짊어졌던 무게감을 견디지 못한다. 범인의 정체는 관습적으로 밝혀지고 냉혈동물 같던 5인조는 마지막 범행 현장에서 부모와 마주치자 혼비백산하는 자가당착을 보인다.

‘젊은 피’ 수혈이 청룽의 자존심을 건드렸던 걸까. 그는 클라이맥스에서 신세대 범죄꾼들과 서부극처럼 일대일 대결을 벌이고, 언제나 그렇듯 이긴다. 이는 청룽에게 애당초 누아르를 요구한다는 게 무리였던 까닭이기도 하고….

‘양축’ ‘동사서독’ 등에 출연했던 홍콩 청순미의 대명사 양차이니(楊采c·진 반장의 약혼녀인 ‘가이’ 역)를 8년 만에 보는 즐거움은 올드 팬을 위한 보너스. 2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 가.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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