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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2월 31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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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동아일보 신춘문예 영화평론 부문에 가작 입선한 강유정(姜由楨·30·고려대 강사) 씨가 조선일보와 경향신문 문학평론 부문에도 각각 다른 작품으로 당선한 것. 이는 이근배(李根培·64) 전 한국시인협회장이 1961년 가작 1편이 포함된 ‘신춘문예 3관왕’ 기록을 세운 후 처음이다. 강 씨는 특히 올해 동아일보 문학평론 부문에서도 두 작품이 겨루는 최종심까지 올라갔으나 아깝게 ‘동시 4관왕’의 대기록은 세우지 못했다.
강 씨는 “지난해 12월 17일 동아일보로부터 첫 통보를 받고 몇 시간 안돼 조선일보로부터도 통보가 오자 ‘이제 됐다. 10년 공부의 결실을 거뒀다. 겸손하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침 이튿날 모교(고려대)의 지도교수인 이남호 교수님의 제자들이 모이는 자리가 있어 소식을 알리고 새벽까지 술을 마셨는데, 깨어보니 또 당선 통지가 와서 두렵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고려대 국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강 씨가 3관왕 기록을 세운 평론 부문들은 특히 인문계열의 박사들이 대거 응모하는 어려운 분야다. 그는 이미 2001∼2003년 본보 신춘문예 영화평론과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문학평론 부문에 세 차례 응모했으며 그때마다 모두 ‘최종심’까지 올라가는 기량을 보였다. 당시 막판에 그를 낙선시킨 한 심사위원은 심사평에서 “선택은 형벌과 같았다”고 쓰기도 했다. 강 씨는 “잠시 낙담하긴 했지만, 이미 써놓은 응모작에 미련을 갖지 않고 새 글감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소설을 볼 때면 늘 줄을 치고, 붙임쪽지(포스트잇)을 붙인다. 다시 읽을 때는 붙임쪽지를 다 떼내고 새 것을 붙이면서 읽는다. 메모지를 늘 지니고 다니는데 써놓은 것들을 모아보면 노트 10권가량이 된다.
그는 “늘 분석적으로 작품들을 대하다 보니 정서적으로 몰입하지 못할 때가 많다”면서 “그래서 연애도 제대로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그는 가장 존경하는 평론가로 영문학자인 김우창(金禹昌) 고려대 명예교수를 꼽았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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