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는 한 통의 전화에 진부하기까지 한 이 표현을 밤새도록 읊조렸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교내 독후감 쓰기 대회에서 수상한 이후로 20여 년 만에 처음, 남들 앞에 내 보인 글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당선작 ‘깜상이와 자전거’는 몇 해 전 내가 겪었던 일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작품에 나온 그대로, 목줄이 풀어진 줄도 모르고 한 걸음도 앞으로 내딛지 못하는 깜상이의 모습을 보고 사실 난 충격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다.
한 발자국만 내디디면 또 다른 기회와 가능성이 있는데 우리 인간도 그 깜상이처럼 스스로에게 목줄을 걸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내가 신춘문예에 투고한 것도 그 깜상이의 공이라면 공이다. 꿈도 꾸지 못했던 신춘문예에 응모한 것은 그 어리석었던 깜상이의 잔영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교사라는 이름 외에 또 다른 이름표를 나의 가슴에 달아주신 심사위원 분들께 감사드리며 깜상이에게서 얻은 그 교훈을 가슴 깊이 담아 두고자 한다.
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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