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진주 “몽실이 생각하면 눈물이 쏟아져요”

  • 입력 2004년 11월 28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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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극 ‘몽실언니’에서 주인공 몽실이 역을 맡은 이진주양. -안철민기자
가족극 ‘몽실언니’에서 주인공 몽실이 역을 맡은 이진주양. -안철민기자
꼬마전구의 화려한 반짝임과 흥겨운 캐럴이 흘러넘치는 12월, ‘몽실 언니’가 우리를 찾아온다.

‘몽실 언니’는 1984년 첫 출간 이후 50만부 이상 팔린 스테디셀러 어린이 동화. 90년 TV 드라마로 만들어져 어른들에게도 사랑 받은 ‘몽실 언니’가 이번에는 12월 4∼31일 서울 정동극장에서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진다.

연출을 맡은 김정숙씨는 “이 작품은 슬픈 이야기임에도 ‘희망’을 말한다는 점에서 어려운 요즘의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감동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힘들어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씩씩하게 세상을 헤쳐 가며 용기를 주는 주인공 몽실이 역에는 3명의 아역 배우가 공동 캐스팅됐다. 이 중 이진주양(10·경기 용인시 구성초교 4년)을 25일 만났다.

고정 출연 중인 KBS1 TV의 어린이 프로그램 ‘신나라 과학나라’의 촬영이 겹쳐서인지, 진주양의 입술에는 분홍 립스틱도 살짝 발라져 있었고, 몽실이 역을 위해 깡똥하게 자른 생머리도 가볍게 웨이브져 있었다.

극중 몽실이는 눈물을 많이 쏟는다. 엄마와 헤어질 때도, 아버지가 죽었을 때도, 동생 난남이를 보육원에 보내지 말라고 울부짖을 때도….

진주는 8월에 치러진 오디션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연기력을 인정받아 캐스팅됐다. 정동극장 공연에 앞서 지난달 21∼24일 경기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초연된 ‘몽실 언니’에서 진주는 두 차례 무대에 섰다. 연극은 처음이었지만, 실수 없이 관객들의 감동을 이끌어 냈다.

“그냥 대본을 여러 번 읽으면서 제가 몽실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정말 제가 몽실이인 것처럼 슬퍼지면서 눈물도 저절로 막 나요.”

연출가 역시 “진주가 우는 연기를 할 때면 옆에서 보던 배우들도 따라서 눈물을 흘릴 정도”라고 칭찬했다.

진주의 취미는 성대모사. 심심하면 TV를 보며 다른 사람들을 흉내 낸다. 성대모사를 부탁하자 진주는 벌떡 일어서더니 “안녕하세요. (흥응) 저는 전도연이에요. 명수야, 콩나물 팍팍 무쳤냐∼” 하며 비음 섞인 전도연의 목소리를 ‘복사’해냈다.

TV와 연극 중 어느 쪽이 더 좋을까. 망설임 없이 “연극”이라는 답이 나왔다.

“연극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협동하고 마음을 나누면서 지내는 게 너무 좋아요. 원래 김치를 잘 안 먹었는데 연극하면서 다른 배우들이랑 같이 밥을 먹다보니 편식습관도 많이 고쳐졌어요.”

서로 부대끼며 작품을 올릴 때 느껴지는 연극의 ‘맛’을 벌써 이 어린 ‘신참 여배우’도 알고 있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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