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챈 교수 “용서하세요, 마음이 평화로워집니다”

  • 입력 2004년 11월 1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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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불교의 최고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곁에서 32년간 수행해 온 빅터 챈이 1일 “서로 용서하라”는 달라이 라마의 메시지를 한국민에게 전했다. 사진제공 오래된 미래
티베트 불교의 최고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곁에서 32년간 수행해 온 빅터 챈이 1일 “서로 용서하라”는 달라이 라마의 메시지를 한국민에게 전했다. 사진제공 오래된 미래
“한국인 여러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용서는 당신에게 행복과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줍니다.”

9월 한국에서 출간돼 7만여부가 팔린 달라이 라마의 책 ‘용서’의 공동 저자인 빅터 챈(59)이 1일 서울에 와 티베트 불교의 최고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32년간 달라이 라마 곁에서 수행해온 중국계 캐나다인 챈씨는 지난달 31일 책 출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아 부산에서 강연회를 가진 뒤 이날 서울에 왔다.

챈씨는 “달라이 라마는 한국이 지금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런 모든 일들이 잘 풀리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동양학연구소 교수인 챈씨는 1972년 인도 여행 중 티베트인 정착촌인 다람살라에서 달라이 라마를 처음 만났다. 1959년 중국의 핍박을 피해 티베트를 탈출한 뒤 달라이 라마가 만난 첫 중국인이었다.

“중국인인 저를 보고 어떻게 대하실까 몹시 궁금했는데 달라이 라마는 ‘나는 중국인을 100% 용서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크게 놀랐습니다.”

이후 챈씨와 달라이 라마의 인연은 계속됐다. 달라이 라마는 그가 만나자고 하면 일정이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줄 정도로 챈씨를 아꼈다. 챈씨는 달라이 라마에게서 아버지와 같은 애정을 느낀다고 했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을 의식한 한국정부의 반대 때문에) 자신이 방문하지 못하는 한국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고 챈씨는 전했다.

“지난달 26∼28일에도 달라이 라마는 인도 뉴델리에서 한국의 불교신자 등을 만나 아주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한국 정부를 곤란하게 만들면서까지 한국에 오고 싶지는 않다고 합니다. 그는 진정 영적인 방문을 원하고 있습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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