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윤중익씨 높이 5m 국내최대 목불상 제작

  • 입력 2004년 10월 29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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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국내 최대 목불상을 제작 중인 윤중익씨와 목불상. 양평=이동영기자
7년째 국내 최대 목불상을 제작 중인 윤중익씨와 목불상. 양평=이동영기자
“목불상(木佛像)을 만들면서 점점 겸손해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불교미술 조각가인 윤중익(尹重益·46)씨는 국내 최대가 될 목불상을 지난 7년간 만들어 왔다.

윤씨는 부처상 뒤편의 광배(光背)만 만들면 완성될 이 목불상을 최근 경기 양평군의 작업실에서 공개했다. 높이 5m, 둘레 3m, 무게 2t의 이 목불상은 중국에서 구한 희귀목 백단향으로 만들어졌다. 백단향은 은은한 향이 특징이다.

윤씨는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뭇조각을 끼워 맞추는 방법으로 이 불상을 만들어 왔다. 특정 사찰에 팔려고 시작한 게 아니라 스스로 좋아서 자비를 들여 한 일이다. 이 불상은 나중에 인연(因緣)을 찾아갈 것이라고 윤씨는 말했다.

3년 전 간경화로 생사의 기로에 선 적이 있으나 그때도 불상 제작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죽을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을 비울 수 있었고, 불상 제작에 더욱 몰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계종에 따르면 국내 사찰에는 목불상이 별로 없다.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선운사 목불(높이 2.6m), 고려 후기의 개심사 목불(2m)이 대표적이나 근래에는 거의 만들어지지 않았다.

윤씨는 “마음을 좋게 하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찾아온다고 믿는다”며 “자비로운 ‘부처님’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보며 스스로를 수양한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양평=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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