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7일개막…264편을 9일간 어떻게 다보지?

  • 입력 2004년 10월 6일 18시 24분


부산국제영화제 7일 개막
부산국제영화제 7일 개막
《7일부터 15일까지 부산은 거대한 영화의 바다로 변한다.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개막돼 63개국에서 온 264편의 영화가 부산 수영만 야외상영장과 해운대, 남포동 등에서 상영된다. 프로그래머 등 영화제 스태프는 초청작 선정 외에도 축제 일정이 톱니바퀴처럼 잘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분초를 다투며 숨가쁘게 뛰어 왔다. 5일 영화제 준비팀의 수장인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부산명예시민증을 받았다. 부산을 국제영화도시로 만든 공을 부산시민들이 인정해 준 것이다. 영화의 바다에서 건져 올릴 수작(秀作)들은 무엇일까. 초청작을 선정한 전양준(‘월드시네마’ 섹션), 김지석(‘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 두 프로그래머가 마니아를 위한 추천작과 가족 관객을 위한 추천작 각 5편을 골랐다. 》

◇마니아를 위한 추천작

①한겨울 밤의 꿈(Midwinter Night’s Dream·2004년·세르비아몬테네그로)=2004년 겨울 세르비아. 라자르는 10년 만에 자유를 얻어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비어 있던 그의 아파트에는 보스니아 난민 모녀인 야스나와 자폐증 환자인 딸 요바나가 무단 점유한 채 살고 있다. 라자르는 갈 곳 없는 모녀를 모른 체할 수 없어 결국 이들과 함께 생활하게 되고 세 사람은 특별한 가족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다. 전쟁과 가족에 대한 고란 파스칼리예비치 감독의 탁월한 고찰.

②안타레스(Antares·2004년·오스트리아)=사랑이 주제이자 소재이며 등장인물들의 행동까지 좌우하는 영화. 빈 교외에 사는 에바, 니콜, 소냐를 통해 열정과 질투, 폭력이 모두 결국은 사랑 때문에 발생한다는 점을 그려낸다.

쿠르드족 소년 소녀들을 통해 전쟁이 앗아간 희망, 그 속에서도 다시 피어나는 사랑을 그린 이란 영화 ‘거북이도 난다’. 감독 바흐만 고바디는 쿠르드족 출신이다. -사진제공 부산국제영화제

③산티아고의 나날(Days of Santiago·2004년·페루)=스물세 살의 군인 산티아고 로만은 몇 년간 테러범과 마약 밀매범들을 상대로 소탕전을 벌이다가 리마로 돌아온다. 산티아고는 페루 정부의 정치적 무책임의 결과를 떠안은, 이른바 ‘잃어버린 세대’의 일원. 리마로 돌아온 후 그가 목격하는 것은 적대와 혼란, 그리고 퇴폐다. 로만은 일상생활에 적응하려고 애쓰지만 그의 군인정신은 사사건건 충돌을 빚고….

④거북이도 난다(Turtles Can Fly·2004년·이란)=이란 영화 사상 최초의 쿠르드족 출신 감독이 만든 쿠르드 영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임박했다는 소문에 사담 후세인의 핍박을 피해 많은 사람이 이란-이라크 접경지역으로 몰려든다. 그들 중에는 팔을 잃은 소년 헹고와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진 소녀 아그린이 있다. 이곳에서 나름대로 살아가는 법을 익힌 ‘위성(Satellite)’이라는 별명의 소년은 아그린을 보고 사랑에 빠지지만 아그린은 군인들에게 겁탈당하고 아이까지 낳은 악몽 때문에 늘 자살을 생각한다.

⑤대지와 먼지(Earth and Ashes·2004년·아프가니스탄)=손자 야신과 함께 길가에 앉아 있는 다스타기르. 반쯤 붕괴된 다리, 물이 말라버린 강, 흙먼지가 쌓인 도로와 같은 황폐한 아프가니스탄의 풍경이 그를 에워싸고 있다. 그는 탄광에서 일하는 아들에게 마을이 폭격당했고 가족이 몰살당했다는 사실을 전하러 가는 길이다. 전쟁의 극악무도함에 직면한 인간상실과 휴머니티에 대한 우화.

◇가족끼리 이 영화를

①낙타의 눈물(The Story of the Weeping Camel·2003년·독일·몽골)=고비사막에 사는 몽골의 양치기 가족이 어느 날 곤경에 빠진다. 난산을 한 어미 낙타가 새끼를 자꾸만 내치는 것. 어미 낙타를 달래서 새끼를 돌보게 하기 위해 전통음악 공연까지 동원되고…. 현실과 드라마, 마법이 한데 어우러져 삶의 다른 방식과 감정의 보편성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루이지 팔로니, 비암바수렌 다바아 감독.

②곰의 포옹(Bear Hug·2004년·대만)=다이준은 부모가 이혼한 아홉 살 소년. 그는 사촌 이팬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간다. 두 살이 되면 독립해야 하는 북극곰처럼 과연 다이준도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까.

③량산바오와 주잉타이(Butterfly Lovers·2004년·대만)=널리 알려진 중국 민담인 남장 여인 주잉타이와 량산바오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여성들은 교육받을 수 없었던 진 왕조, 부유한 집안의 딸 주잉타이는 남장을 하고 학교를 다니다가 시골의 평민 출신인 량산바오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④맥덜이야기2:파인애플빵 왕자(Mcdull·2004년·홍콩)=꼬마돼지 맥덜의 시점에서 이야기하는 홍콩 서민의 애환과 희망. 항상 돈에 쪼들리는 주부 맥빙은 늘 공상에 잠긴 아들 맥덜을 돌본다. 안정적이지 못한 정치상황에 불안을 느낀 맥빙은 보험에 들며 미국 달러, 금, 화장지, 심지어 자신의 묏자리까지 사들인다. 맥빙은 아들을 위해 파인애플빵 왕자인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고, 이를 사실로 믿게 된 맥덜은 길을 떠나는데….

⑤부미의 모험(Homeland·2004년·인도네시아)=인도네시아의 문화와 정서가 짙게 밴 애니메이션. 폭풍우 속에서 배를 잃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부미는 다른 이들을 설득해 유토피안 캐슬을 재건하고자 한다. 처음 도움을 준 이는 거대한 용, 그리고 싸움꾼 밥 족이 그 뒤를 잇는다. 정확히 1년 뒤, 유토피안 캐슬은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하고 부미는 여행가 니모를 소개받는데, 니모는 평화로운 이곳에 분쟁의 씨앗을 가져온다.


"이벤트 챙기면 두배 더 즐거워요"
행사일시장소내용참가방법
On The Red Carpet-부산영화제기념파티9일 오후 10시∼10일 오전 2시부산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박찬욱 김기덕 봉준호 이재용 권칠인 이영재 등 인기 감독이 참석하는 특별공연 및 댄스파티부산영화제 홈페이지(www.piff.org) 에 신청하거나 9일 오후 3시 해운대, 남포동 안내데스크에서 선착순 접수(총 300명)
미니홈피&블로그콘테스트20일까지

부산영화제 정보, 영화관람기, 부산방문기 등을 글과 사진으로 담은 개인 미니홈피 및 블로그 콘테스트부산영화제 홈페이지에서 신청
오픈 콘서트‘영화와 떠나는 음악여행’8∼14일 오후 7시반(야외상영관 영화상영 직전)해운대 수영만야외상영관뉴에이지 뮤지션 양방언(8일), JK 김동욱(9일), 노영심의 피아노 연주회(10일),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하이라이트(13일) 등야외상영관 입장(유료)시 관람
예술路 피프路‘아트 스트리트’8∼14일해운대 메가박스거리 일대특수분장 시연, 영화캐릭터 퍼레이드, 코스프레, 마임, 인형퍼포먼스, 각종 댄스팀 공연 등현장 무료관람
핸드 프린팅13일 오후 2시남포동 PIFF광장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 핸드 프린팅현장 무료관람
영화제 기간(7~15일)에 열리는 이벤트들을 꼼꼼히 챙기면 무료 또는 적은 비용으로도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정리=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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