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소극장 신축… 김재철회장 첫 무대 손숙씨 만나 회포

  • 입력 2004년 9월 12일 20시 51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2층에 10일 문을 연 코엑스 아트홀. 이날 오후 7시반 개관작인 연극 ‘손숙의 어머니’의 첫 공연이 끝나자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주연으로 열연한 손숙(孫淑·60)씨는 답례 인사에서 코엑스 아트홀을 지은 김재철(金在哲) 무역협회장과 이 연극에 얽힌 ‘특별한 사연’을 털어놨다.

“1999년 당시 제가 환경부 장관이 되고 나서 러시아에서 ‘어머니’를 공연할 때 김 회장님이 금일봉을 들고 무대에 올라왔습니다. 그 후 저에겐 엄청난 시련이 있었습니다.”

이때의 2만달러 금일봉 파문으로 한 달 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났던 손씨는 “이렇게 아름다운 극장을 만들어 준 김 회장님께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객석에 앉아 있다 무대로 올라간 김 회장은 “당시 제가 금일봉을 드렸는데 일이 그렇게 됐다”며 “손 전 장관님께서 강남에 연극을 할 만한 시설이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셨는데 이렇게 코엑스 아트홀이 생기고 개관 공연을 손 전 장관님이 해 주셔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손씨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던 김 회장은 무역협회의 기업메세나 활동비 20억원을 지원해 220석 규모의 이 소극장을 건립했다. ‘촌지 낙마’에 대한 마음의 빚을 극장으로 갚은 셈이다.

김주섭 코엑스 아트홀 극장장은 “‘어머니’는 소극장보다는 큰 극장용 작품이지만 첫 개관작으로 이를 선택한 것은 두 분의 그런 인연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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