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혈액형 진실게임/혈액형과 성격 연관성

  • 입력 2004년 8월 12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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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과 인간의 기질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본의 저명한 혈액형 전문가인 노미 도시타카는 그 관계가 명확히 있다고 주장한다. 위크엔드팀은 혈액형과 인간 기질 사이에는 어떤 연관도 없다고 확신하는 대한수혈학회 한규섭 회장(서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교실 교수)과 노미씨를 각각 인터뷰해 혈액형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 혈액형과 성격의 관계는 허구인가

노미=나와 아버지의 연구는 수십만건의 데이터를 근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반론하는 사람들은 그 정도의 데이터 분석도 해보지 않았다. 그런 사람들의 주장은 논의할 여지가 없다.

한규섭=과학적 근거는 없다. 설령 맞더라도 우연의 일치라고밖에 볼 수 없다. 상업적인 발상으로 생겨났고 바로 그 상업성이 계속 재생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혈액형-기질 연구는 어떻게 이뤄졌나

노미=지금까지 본격적인 데이터 수집이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분야다. 완전히 새로운 인간학 분야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설문조사, 혈액형 분류별 분포 조사, 관측 실험에 의한 연구를 진행했다.

한규섭=의학계에서 정식으로 연구, 발표된 적이 없다. 의학적으로 혈액형 연구와 무관한 사람들이 이런 얘기를 만드는 것이다.

○ 연관성 파악에서 문제점은 무엇인가

노미=주관성에 관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당신은 적극적인가’라는 질문은 판단하기 애매하다. 그래서 가치평가나 주관이 개입되기 쉬운 질문을 피하고 객관적인 경향을 묻는 설문을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옷을 선택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점은’ 같은 거다.

한규섭=AB형인 사람이 A형 아기를 낳을 수 있다. 혈액형은 바뀌지만 ‘성격은 당연히 유전된다’. 어떻게 성격이 유전되는지는 모르지만 복합적이다. 환경의 영향이 성격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 학계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 혈액형이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노미=혈액형은 인간의 기질, 행동, 성향을 규정하고 예측하며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인자이다. 최근 미국이나 프랑스 등지에서도 연구가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그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규섭=사실 혈액형은 알 필요가 거의 없다. 초등학교 때 약식검사를 하는데 부정확한 것이 문제다. 원래 혈액형을 조사하려면 혈구형과 혈청형 둘 다 해야 한다. 그런데 약식검사는 혈구형만 하기 때문에 틀릴 확률이 상당히 높다. 초등학교 때부터 검사를 하니 혈액형이 중요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을 뿐이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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