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마지막 거장’ 지휘자 클라이버 타계

  • 입력 2004년 7월 20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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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레너드 번스타인 등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지휘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독일 출신 지휘자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13일 슬로베니아에서 지병으로 타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74세.

클라이버는 1930년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 음악감독이었던 지휘자 에리히 클라이버의 아들로 태어났다. 나치에 반대해 고국을 떠난 아버지를 따라 다섯 살 때 아르헨티나에 정착한 그는 부친의 반대를 무릅쓰고 음악교육을 받은 뒤 24세 때 지휘자로 데뷔했다. 50, 60년대 취리히 오페라극장, 바이에른 국립오페라 극장 등의 음악감독을 맡으며 오페라 지휘자 겸 콘서트 지휘자로 명성을 쌓았고 국적도 오스트리아로 다시 바꿨다.

70년대 이후 자유계약 지휘자로 세계 각지를 돌며 지휘대에 섰던 그는 개성 넘치는 작품해석과 함께 일체의 인터뷰를 사절하는 등 은둔적인 풍모로도 유명했다. 악단을 엄격하게 통제하면서도 실제 연주에서는 활화산과 같은 열기를 이끌어냈던 그는 바이에른 국립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베토벤 교향곡 4번(오르페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를 지휘한 베버 오페라 ‘마탄의 사수’(DG) 등의 명반을 남겼다.

슬로베니아 언론들은 그가 17일 슬로베니아의 코니시카에 있는 부인의 묘 옆에 묻혔다고 보도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부친 에리히에 이어 2대째 대지휘자로 활약한 카를로스 클라이버.-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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