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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27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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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에 ‘놀이와 예술’을 연재 중인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25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콘퍼런스홀에서 ‘미학 오디세이’ 3권 완간을 기념하는 강연회를 가졌다. 200명의 청중이 강연장 문밖에까지 서서 강연을 경청해 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그는 ‘재미’를 강조하며 책은 딱딱한 것이라는 편견부터 깨뜨리려 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인문학의 위기에 대해서도 “인문학자들이 글쓰기를 통해 얼마나 독자들에게 다가가려 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저희 세대는 자랄 때 음악을 들으며 숙제를 하면 어머니에게 야단을 맞았지만, 요즘 세대는 컴퓨터 창을 8개쯤 열어놓고 음악 듣고 메신저 해 가면서 숙제를 하죠.”
진 교수는 책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신세대를 고려해 ‘재미’라는 요소를 글쓰기에 도입하는 것이 인문학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이 시도해 온 글쓰기 방법들을 소개했다. 그는 글쓰기의 기법을 ‘글 안’ 뿐만 아니라 ‘글 밖’에서 찾는다. 고전음악의 대위법(對位法)을 원용하는 것도 그 한 방법. 서로 다른 선율을 결합시키는 이 작곡기법을 글쓰기에 적용해 그는 여러 가지 목소리가 한꺼번에 드러나도록 한다.
강연장을 찾은 권민성씨(25)는 “그의 정치적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 때도 있지만 그의 논리성이나 유머러스한 강의, 글쓰기는 좋아한다”고 말했다. 동그란씨(26)는 “동아일보에 화요일 마다 연재 중인 ‘놀이와 예술’의 애독자”라며 “책을 쓰는 방식에 대한 강연이라서 더 흥미 있다”고 말했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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