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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3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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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강성(43). 1982년에 데뷔했으니 경력 22년차의 ‘중견’ 가수다. 젊었을 때 번듯한 히트곡 하나 내지 못하고 청춘을 흘려 보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가 경기 하남시 미사리 카페촌 라이브 무대를 중심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30, 40대 여성 팬들이 그의 노래에 열광했다. 전국 최고의 라이브 가수들이 모이는 이곳에서 박씨는 6년 전부터 ‘행복한 마음으로 노래를 부를 줄 아는 가수’ ‘관객을 고맙게 여기는 따뜻한 가수’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가진 연말 콘서트 때는 1만2000장의 입장권이 매진됐다.
그는 1500석 이상의 대형 무대를 완전 매진시킬 수 있는 몇 안 되는 라이브 가수로 꼽힌다. 지난달에는 젊은 가수들도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라이브 앨범을 내놓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미사리의 서태지’라고 부른다. 그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호감이 가는 외모, 뛰어난 가창력, 중년층이 갖고 있는 라이브 무대에 대한 향수 등이 인기의 비결로 꼽힌다. 그러나 박씨 자신은 ‘겸손’이 인기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 미사리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정말 열심히 불렀어요. 처음엔 나를 알아주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미움도 있었지만 점차 내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고마운 것이라는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그는 최근 치솟은 인기 덕에 대형 콘서트도 자주 열고 방송 출연도 잦다. 경제적인 어려움에서도 벗어났다. 그러나 그는 지금도 매일 저녁이면 미사리로 향한다.
“250명 정도의 작은 무대에서 청중의 숨소리를 들으며 노래 부르는 게 좋습니다. 앞으로 제 인기가 어떻게 되든 저는 제 노래를 듣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며 기쁜 마음으로 부를 생각입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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